북한, 연말 시한 앞두고 미국에 경고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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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논의는 심각한 도발…무력에 무력 맞대응 할 것”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6 00:03: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2차 미·북정상회담을 위해 하노이 중심가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만나 악수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이 최근 미국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이는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미국의 결단에 따라 ‘크리스마스 선물’이 정해질 것이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P 등 외신에 따르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안보리 이사국에 이달 중 개최 예정인 북한인권 관련 안보리 회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김 북한대사는 14개 안보리 이사국에 보낸 편지에서 북한은 북한인권에 관한 안보리의 어떠한 논의도 미국의 “적대적 정책”에 의거한 “또 하나의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며 이에 “끝까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국을 비롯한 이사국들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P에 따르면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은 이달 10일쯤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토론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논의를 가졌으며 지난해에는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시로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왔으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의 미·북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된 후 미·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 사이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수차례 도발을 일으켜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 중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약속 준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로켓을 쏘아 올리기 좋아하는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인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일 그래야한다면 이를 사용할 것이다”며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북한은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며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군 서열 2위의 박 총참모장은 4일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필요시 북한을 상대로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총참모장은 “나는 미국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데 대해 전해 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밝혔다. 북한군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심중이 반영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총참모장은 이어 “지금 이 시각도 조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며 “최근 미국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3일에도 담화를 발표해 미·북 관계가 미국에 달렸다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미·북 대화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연말 시한을 다시 강조하면서 북한이 올 연말 미국에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태성 부상은 이날 담화를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면서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다시금 상기시키는 바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해 1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4월에는 미국에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계산법’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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