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찾은 국회는 여전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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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9 00:02:22

입사 초, 정치·사회부 인턴기자로 국회를 드나든 지가 벌써 2년 전 일이다. 이후 산업부 기자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최근 정치·사회부에 복귀하게 돼 다시 국회로 출입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장미대선이 치러졌고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를 이기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국회는 어수선했다. 집권여당은 높은 인기를 등에 업고 연신 야당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 공방으로 서로 비방하기 바빴다. 제대로 된 입법부로서 역할보다는 현 여당과 전 여당의 싸움의 장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이 기간 국회로 출퇴근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국회는 참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대화보다는 고성이, 협상보다는 투쟁이, 협치보다는 공조가 우선인 곳으로 보여졌다. 과연 국민을 대의할만한 기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2년이 지난 2019년, 역시 국회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2년 전보다 더 답답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인해 여야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고 대화가 아닌 날선 비판만 오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매일 상대방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며 남아있는 대화의 끈조차 끊어버리려는 모양새다. 야당은 공수처법,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주장하며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었고 여당은 자유한국당 없이 해당 법안들을 처리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여당과 함께 4+1 공조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당들도 동상이몽이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저마다 이견 차이가 존재해 여당 혹은 타 정당에게 경고를 날리기 일쑤다. 일부 보수군소정당은 패스트트랙 반대를 외치며 국회의사당 앞에 천막을 치기도 했다.

이 기간 중 수많은 국민들이 국회를 방문했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회 곳곳에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아우성, 특히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외침이 가득했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은 본인들의 논리에 매몰돼 국민들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 등 패스트트랙에 대한 정당 간의 이견차이로 인한 대립과 갈등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해가 국회 본연의 업무를 소홀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국회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의하는 기관이다. 대의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 국회의원들과 정당은 국민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닌 단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법안 처리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다.

국회의원들과 정당들은 이야기한다. 본인들의 주장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정작 진정한 국민들의 명령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각 정당은 승리를 위한 법안 처리가 아닌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법안 처리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본인들의 정쟁을 위해 국민의 명령이라는 가장 큰 명분을 더 이상 팔지 않았으면 한다. 그게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