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대한 시험 진행…성공적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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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 북한대사 “대미 협상 테이블에서 비핵화 내려졌다”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9 00:03:52

▲지난 11월 28일 북한 국방과학원에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7일(현지시간) “비핵화는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주장한 가운데, 북한이 7일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진행했다고 8일 발표했다.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 대변인 발표를 통해 “지난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전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이어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비핵화 조처의 하나로 해체했다고 주장해 온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다. 북한이 이날 진행한 ‘중대한 시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북한 동창리 서해발사장 일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발사장 엔진 실험대 주변에서 새로운 활동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중대한 시험’은 최근 북한 외무성 간부가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해, 미국을 염두에 두고 ICBM 엔진 연소 실험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CBM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거리 안에 두는 무기로, 이번에 ICBM 관련 실험이 진행된 것이라면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기에 충분하다.

최근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과 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나섰다.

김 대사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비핵화는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면서 “지금은 미국과 긴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2020년 대선이라는) 미국의 국내 정세 어젠다에 맞춘 시간 벌기용 꼼수”라고 비난했다.

북한 측의 대화 중단 의사 표현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타협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텔레그라프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주로 향하면서 기자들에게 “북한에 대해서 두고 봅시다”면서 “만일 북한이 미국에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김정은)는 내가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가 미 선거에 개입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그는 무언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다. (북한과의)관계는 아주 좋다. 그러나 분명 적대감도 있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의 미·북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된 이후 미·북관계가 교착상태를 이어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은 최근 발언 수위를 높이며 상대를 자극해 왔다.

지난 4일 김 대사는 미국 주도로 10일께 개최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인권 관련회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를 “또 다른 심각한 도발”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북한이) 최후까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이사국들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 중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로켓을 쏘아 올리기 좋아하는 “로켓맨”이라고 불러 북한을 자극했다. 또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인 미국의 군사력을 “만일 그래야한다면 이를 사용할 것이다”는 발언으로 북한에 경고를 보냈다. 이에 북한은 “무력에는 상응행동으로 맞대응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편 북한이 7일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고 성공적 결과가 나왔다며 8일 발표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관련 동향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국방부와 통일부 등 관계부처들과의 상황 파악 후 북한 발표에 대한 우리측 입장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