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헉헉’…지난해 매출증가율 1%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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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중심으로 성장세 둔화…증가율 대기업 절반 수준에 그쳐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1 12:05:55

▲ 지난해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이 대기업들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률 부문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사진은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이 대기업들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며 중견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1%대에 그쳤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간 성장률 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중견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도 둔화되며 수익률 부문에서도 대기업과 차이가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11일 ‘2018년 중견기업 기업경영분석(시험편제)’ 자료를 발표해 지난해 중견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1.4%에 그쳐 대기업(2.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5.9%)들의 매출액증가율에도 크게 못 미쳤다. 전체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4.0%로 집계됐다.

이번 결과에 따라 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매출액성장률 격차는 전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전년 기준 중견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6.8%로 조사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7.9%, 11.0% 등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중견기업은 업종별 평균매출액이 400억~1500억원을 초과하거나 자산총액이 5000억~10조원에 해당하는 기업들 중 영리·비공공·비금융 기업을 의미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외국인투자기업, 공기업 등은 제외됐다. 이번 통계에 반영된 업체수는 4157곳이며 전체 연간 기업경영분석 대상 업체의 0.6% 수준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64.2% 수준이다.

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 배경은 제조업체들의 부진이 지목된다. 자동차·트레일러(0.4%), 1차 금속(-0.2%), 전자·영상·통신장비(-5.0%) 등 제조업체 중에서도 매출 규모가 큰 업종들의 매출액증가율이 크게 줄었다. 자연스레 지난해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1.3%로 집계돼 전년 4.1%에서 3분의 1 이하로 위축됐다.

비제조업 업체들의 부진도 도드라졌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건설업(-6.5%), 부동산(-9.0%) 등의 매출액증가율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지난해 비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1.4%에 그쳤다. 전년 증가율인 10.2%에서 곤두박질 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지난해 중견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2%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5.8%, 2017년 5.7% 등에서 지속 둔화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떨어졌다는 건 실질적으로 손에 쥔 이익이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6.5%에서 7.2%로 확대됐다. 그만큼 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수익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다만 중소기업(3.5%)에 비교해서는 상황이 괜찮았다.

비제조업체들은 그나마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견 비제조업체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를 기록해 대기업 수준(5.3%)을 앞질렀다. 넥슨·엔씨소프트 등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비제조업에 대거 포진된 영향이다. 이들 업체가 포함된 정보통신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2%를 기록해 2017년(16.1%)에 이어 고공행진세를 지속했다.

안정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93.5%로 대기업(92.1%)보다 소폭 높았지만 중소기업(159.5%)보다는 크게 낮았다. 2016년(102.2%)에 비해서도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차입금 의존도는 23.3%로 전체 기업군별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총자산증가율 부문에서 중견기업은 4.0%를 기록해 대기업(3.3%)를 앞질렀다. 중소기업(10.9%) 보다는 낮았다.

지난해 기준 중견기업의 매출액은 전체 기업 대비 17.2%, 영업이익은 15.7% 정도로 조사됐다. 총자산은 15.7% 규모다.

한국은행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만을 분류해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작성해왔다. 다만 이른바 ‘중견기업법’ 제정 이후 중견기업에 대한 통계 작성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통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시험편제로 작성했으며 내년 중 통계청 변경승인을 거쳐 국가통계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견기업 기업경영분석을 시험편제한 결과 중견기업과 대기업 주요 지표들간 차이가 나는 등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 분류에서는 알 수 없던 유용한 정보들이 포착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