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는 대한항공, 6년 만에 희망퇴직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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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0세 이상·15년 이상, 근속 일반직·객실승무원 대상…조원태 회장 의중 반영

이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2 13:27:59

대한항공이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희망퇴직을 다시 실시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일반직과 객실승무원이며 운항승무원,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은 제외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희망퇴직 신청 접수에 대해 “정년에 앞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신청 직원들에게 △법정 퇴직금 및 최대 24개월분의 월 급여 추가 지급 △퇴직 후 최대 4년간 자녀의 고교, 대학교 학자금 및 생수 등의 복리후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권고나 강제성은 전혀 없으며 직원이 스스로 신청한 경우에 한해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지난 2013년 약 110여 명 규모로 단행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구조조정을 시사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본격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중심의 항공산업에 주력하겠다면서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미래 사업구상에 대한 질문에 “대한항공이 주축이고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을 언급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지난 2일 자로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와 함께 사장 이하 임원의 직위 체계를 기존의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는 등 임원 수를 108명에서 79명으로 20% 이상 감축한 바 있다.

인건비 절감 시도는 이미 진행 중에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부터 희망자에게 한해 최대 6개월의 단기 무급휴직제도를 실시했다. 500여명의 직원이 이 제도를 이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9월 1일부터 국내 항공의 일반석 카운터를 없애고 모바일·웹·공항 키오스크 셀프 체크인 전용 수화물 위탁 카운터로 전환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빠른 수화물 위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인건비 절감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매출 3조2830억 원, 영업이익 1179억 원, 당기순손실 211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 3.7%, 영업이익 70% 각각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 2678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이유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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