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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허무하게 끝이 난 비핵화 협상

사실상 실패로 끝나 상대방에게 책임 전가만 남은 북미 비핵화 협상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2-14 21:30:17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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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로 비핵화 엔드게임이란 글을 올렸다. 그 글에서 이번 105일부터 시작되는 실무협상에 따라 비핵화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의미 있는 성과를 볼 것인지 그 여부가 사실상 확정된다고 얘기했는데 결국 협상은 아무런 진전 없이 상호 비방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그렇기에 이제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제 남은 것은 공식적인 마무리 과정, 1년 반 정도에 걸쳐 진행된 협상 실패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과정만 남았다. 상호간의 생각이 너무나도 달랐던 탓이다.
 
북한은 얼마 전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얘기하고 있다. 미국 너희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선물의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 하면서 책임 전가에 나섰다. 미국 또한 2년 만에 안보리를 소집을 들고 나섰다.
 
트럼프는 내년에 대선이 있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지 않는 한 이런 상태로 끌고 갈 생각인 것이고 북한은 미국의 초강경 대응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트럼프의 속을 긁어볼 심산인 것 같다.
 
미국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북한이 2017년 여름에 중거리 미사일로 괌 포위사격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이에 트럼프가 분노와 화염으로 응징하겠다고 맞서고 나오자 슬그머니 분위기를 급반전시켜 비핵화 협상을 해보자고 나섰다. 20183월이었다.
 
북한이 일단 미국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셈이었다. 사실 미국에게 있어 북한의 핵 능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도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이에 고심하던 김정일은 스트레스를 받다가 숨졌는데 그 아들 김정은은 미국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나름 멋지게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북한의 오랜 전략인 통미봉남에 있어 그 첫 번째 단계가 성공한 것이다.
 
신용이 없는 늑대소년 북한이기에
 
하지만 협상이 시작되자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신속하게 진행할 경우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식으로 나왔고 북한은 시간을 두고 하나씩 주고받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랜 세월 동안 외교협상에 있어 거짓말과 속임수를 반복해온 북한이기에 국제적 신인도, 크레딧(credit)이 사실상 전무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부시와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줄곧 블러핑을 쳐온 북한인 까닭이다. 그러니 트럼프가 북한을 신뢰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북한이 내민 작은 선물에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해주었다간 나중에 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경우 더 이상의 압력 수단이 상실될 것을 우려한 미국인 것이고 이에 빠른 시기에 전면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미국이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말만 믿고 전면적인 비핵화에 나설 경우 그거야말로 북한 입장에선 그 이후론 끌려 다니는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에서 도저히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가 없다. 핵능력은 북한이 체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까닭이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비핵화 협상은 일정한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1차 정상회담의 문서가 아무런 알맹이가 없을 수밖에 없던 이유이다. 그건 기껏해야 Letter of intent, 즉 뭘 해보자는 것에 대해 쌍방이 동의한다는 의향서 정도에 불과했다. (의향서는 구속력을 갖는 계약서가 아니다.)
 
구체적인 진도를 나가보고자 했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 역시 처음부터 쌍방 간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다. 이에 어떻게 해서든 접점을 찾아보고자 시도된 금년 10월의 실무협상 역시 즉각적인 파국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협상은 진척될 수가 없다. 끝이 났다.
 
이제 결렬과정만 남았으니
 
최근 북한의 말이 거칠어지고 있고 이에 트럼프는 다시 로켓맨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으며 경우에 따라선 공격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니 지금부터의 과정은 실패한 협상에 대한 일종의 출구전략, 즉 실패한 협상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가를 놓고 벌어지는 과정에 불과하다.
 
비핵화 협상은 작년 3월에 시작되었다. 따라서 자연순환의 법칙에 따르면 시작으로부터 18개월에서 20개월 사이가 고비가 되기 마련이다. 9월부터 10월이 바로 그 때에 해당된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다. 따라서 시작으로부터 24개월이 경과하는 내년 3월이 되면 협상 실패가 소리를 내면서 확인될 것이다.
 
트럼프나 김정은 모두 나름 얻은 것이 있었으니
 
비핵화 협상이 실패한다 해도 김정은 입장에서 전적으로 빈손으로 끝난 것 같진 않다. 김정은은 그 과정에서 일종의 쇼당을 친 것 같다는 말이다. 쇼당, 일본말로 상담(商談)이지만 고스톱에선 한 사람이 마지막 화투짝 2장을 공개하면서 두 명의 상대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의 상대는 미국과 중국이다.
 
비핵화를 하다 보면 저절로 친미국가로 갈 수 있다. 그 길을 갈까? 아니면 중국 너희들이 우리 체제의 기초생활비를 보장해주겠니? 하고 의향을 물었다는 말이다. 이에 중국은 북한의 의향을 받아들였다. 비핵화 협상을 통한 체제안전과 경제번영이 실패한다 해도 김정은으로선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험은 마련했다는 말이다.
 
또 다시 시작된 골칫덩이 북한 문제
 
그러니 이제 머리가 아파진다. 다시 북한 문제란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북한 문제란 말은 우리에게 직접적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능력은 물론이고 우리의 부끄러운 반쪽이자 실패한 체제인 북한을 바로 곁에 두고 있는 우리로서 저 골칫덩이 북한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는 문제를 말한다. 그 북한 문제의 리스크가 무한대로 확장되고 증폭되고 있다.
 
북한 리스크의 우선적인 내용은 김정은의 건강 문제이다. 3대를 이어온 왕조 체제인 북한인데 당장 김정은의 건강 문제가 튀어나올 경우, 그 뒤를 또 다시 김 씨 중의 어느 한 사람이 쉽게 순탄하게 이어갈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가 유지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평양시민을 포함해서 수십만의 북한 특권층에게 있어 권력의 승계 문제는 엄청난 갈등 요인이 아닐 수 없기에 만일 김정은이 쓰러지거나 사망할 경우 어떤 일이 북한 내부에서 벌어질 것인지 그 시나리오는 무수히 다양하다. 그야말로 일파(一派)는 만파(萬派)를 부르게 된다.
 
절대 권력자인 김정은이기에 그의 부재나 사망 시의 추후 시나리오에 대해 그 누구도 공개적으로 또는 암암리에 논의할 수가 없는 북한이다. 차기 권력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역모나 쿠데타 시도가 될 것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현재로선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쿠데타가 날 수도 있고 여러 세력 간에 합종연횡이 진행되면서 유혈사태를 부른다거나 나아가서 커다란 파국에 직면할 수도 있는 북한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말하면 바지 사장에 불과하다. 심하면 국정농단이란 딱지를 붙여서 탄핵하고 나아가서 감방까지 보낼 수 있다. 임기 절반을 넘어선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도 내년 총선이 끝나면 사실상 권력이 해체되기 시작한다. 여당이 승리한다 해도 여당 의원들은 차기를 바라볼 것이고 총선에서 실패하면 그 즉시 권력을 상실한다.
 
그렇기에 대통령이란 권력자의 건강이나 유고 부재 등은 우리 국가 체제에 결정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없다. 직선제 민주주의 체제가 이래서 좋다. 대가리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독재체제는 그 대가리가 사라질 경우 극도로 취약해진다. 바로 북한 김정은 체제의 문제점이다.
 
물론 우리에게 북한문제는 그것만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그 리스크는 너무나도 많아서 이루 열거할 수가 없을 정도란 말만 해두고 그치자.
 
북한 문제를 안고 가야 하는 우리 대한민국을 기업에 비유한다면 우발적 채무가 무지막지하게 큰 기업이라 보면 되겠다. 엄청난 액수의 지급보증 부담을 안고 있는 기업 말이다. 글로벌 10위권의 경제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들이지만 이게 참으로 큰 문제이다.
 
시간은 다가오는데
 
남북한이 정식으로 분리된 것이 1948년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북한의 경우 194899일을 기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성립되었다. 이제 내년이면 72년이 된다. 이 세상은 60년의 순환을 돌고 나서 다시 12년을 맞이할 때 또 한 번의 시험에 들게 된다. 그러니 내년이고 내년 99일 직전이다.
 
예전에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아있던 10년 전만 해도 나 호호당은 꽤나 낙관적이었다. 20209월 전까진 긍정적인 방향에서 남북한의 통일이 시작되겠지 했는데, 눈앞에 다가오니 이젠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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