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역행 지나친 간섭에 내 집 마련 문턱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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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대책 기습 발표…현금부자 잔치, 전·월세 시장 과열 가능성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6 14:30:00

서울 집값 과열 현상이 계속되면서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기습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서울 집값 상승 원인에 대해 일부 투기세력과 선동세력이 시장을 교란시키기 때문이라고 보고 ‘대출 규제 강화’와 ‘세금부담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12.16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주골자는 크게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선 구간별로 LTV를 기존 40%에서 20%로 차등 적용 △서울 13개구 전 지역과 서울 5개구 37개동, 경기 과천·광명·하남 3개시 13개동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추가 지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발표에 앞서 정부는 “시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투기세력과 선동세력이 시장을 교란함에 따라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정부가 지칭한 투기꾼을 정조준한 정책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의도와 달리 앞으로 시장에서는 현금 부자들만 웃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발표에 포함된 시세 9억원~15억원 이상의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현격하게 줄이거나 아예 불허한다는 것은 중산층 이하 계층의 자산확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인해 향후 주택시장은 대출 없이 살 수 있는 주택과 그렇지 않은 주택으로 이원화될 가능성 예측된다”며 “이런 식이라면 중산층 이하는 서울에서 집을 사기 어려워진다는 의미가 돼 현금 부자만 자산증식을 할 수 있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도 “9억원 이상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대출을 차단하는 것은 갭 투자자들을 막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서민과 실수요자 등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으며 현금부자들을 위한 잔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주택 진입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전·월세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규제로 매매 및 전세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양극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월세시장으로 수요가 몰려 월세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강조하며 “또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는 시장의 매물 증가는 유도할 수 있으나 양도세 중과 배제가 끝나는 내년 6월 이후에는 다시 매물 품귀 현상으로 집값 상승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형석 미국 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이 매물 부족 현상으로 인해 가격이 올라간다는 인식 하에 다주택자들에게 한시적으로 집을 팔 기회를 준 것이다”고 밝히며 “대출 규제는 결국 서민의 주택 구입을 완전 차단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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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