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와해’ 이상훈 의장 등 오늘 1심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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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사건서 인정된 ‘그룹 차원 조직적 범행’ 판단 유지할지 관심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7 13:00:29

▲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공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 진행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공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이날 오후 2시 이상훈 삼성전자 의사회 의장 등 32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6월 공소가 제기된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원 판결이 나오는 셈이다. 그동안 11번의 공판준비기일과 36번의 공판기일을 거치며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지난달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의장과 강 부사장,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와 최모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에게 나란히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고, 뇌물을 받고 이들을 도운 전직 경찰 김모 씨에게는 징역 7년에 벌금 1억5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삼성은 노조 결성을 금지하지 못하고 방해해서는 안 되는데 삼성은 노조 와해를 위해 부당노동 행위를 했다”면서 “이 사건은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조직적 범죄로 기획폐업, 표적 감사, 조합원 차별취급 등 막대한 피해를 줄 지능적이고 다양한 와해 방안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반박했다. 목 전무 측 변호인은 “일반적 부당노동 범주에 속하는 수준으로 폭력적인 방법까지 동원한 심각한 수준의 노조파괴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고, 최 전무 측 변호인도 “노조와 관련된 회사의 모든 업무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임원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지금 회사를 둘러싼 내외 환경이 매우 어렵고, 임직원이 의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도록 잘 살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도 “재판부가 다시 기회를 주고 최대한 선처하시면 다 같이 힘을 합쳐 상생의 노사관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경제발전 최대한 기여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우리나라 노동운동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하느냐는 재판부가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지금까지 확립된 법 원칙과 판례, 기존 사례를 통해 정확히 판단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 의장 등 삼성 관계자들은 미래전략실(미전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전략을 기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된 2013년 6월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신속대응팀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 폐업 및 조합원 재취업 방해 △차별대우 및 ‘심성관리’를 빙자한 개별 면담 등으로 노조탈퇴 종용 △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임금삭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공동으로 단체교섭의 지연·불응 등을 추진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노조 파괴 전문 노무컨설팅 업체, 정보경찰뿐만 아니라 노조 탄압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염호석씨의 부친을 불법행위에 동원한 혐의도 있다. 한편 삼성 에버랜드 노동조합 와해 혐의로도 재판을 받은 강 부사장은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방어권 보장이라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법정구속은 피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