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이 문제지 공인중개사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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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01 00:02:00

구랍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10월의 전국 공인중개사 개업 수는 1199건, 폐업은 1232건이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방침을 발표한 이후 9월과 10월 연속으로 공인중개사의 폐업 수가 개업을 초과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전국 19개 지부 가운데 12곳에서 폐업이 개업을 앞질렀다. 서울은 남부(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구 등)가 개업(197건)보다 폐업(199건)이 더 많았다.

정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 압박 정책을 시행하면서 공인중개사들은 생계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말 고강도 규제책을 담은 12·16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공인중개사들은 더욱 더 먹고 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12·16 부동산대책을 정부가 연말을 맞아 내놓은 규제 종합선물 세트라는 말을 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9·13대책 이후 거래절벽이 찾아오면서 뷰동산 중개 일을 그만두거나 직원을 해고하고 부부가 하는 곳이 늘어났다고 했다. 이 같은 위기가 내년에도 다시 재현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문제는 현장(서울)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이번 12·16대책이 9·13대책보다 더 강력하다고 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15억원 이상의 주택은 대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가 하면 9억원 이상의 집을 살 경우엔 9억원 초과 부분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20%로 적용된다. 서울에 있는 상당수의 아파트가 9억을 넘는 만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더불어 공인중개사들은 세금 압박으로 인해 매도자들이 물건을 내놓는다는 것은 허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와 관련된 정책 기조도 공인중개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여당의 의도대로 임차인들의 거주 안정을 위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실시할 경우 임대차 기간을 한두 차례 연장하면 최대 6년(2+2+2 혹은 3+3)까지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공인중개사들에겐 한 번 계약을 하면 최대 6년간 전세 계약을 통한 수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중개인들의 생계를 정부가 마음대로 좌지우지 한다는 게 분통이 터진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실시한 부동산 합동점검 때 죄인 취급받았던 감정이 격화된 것이다.

정부는 공인중개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 아니라 세계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공인중개사 수수료 인상을 검토하고 해외 사례를 참고해 거래 이 외에 공인중개사가 할 수 있는 일을 확대, 허용해 줘야 한다.

공인중개사들은 서울의 집값을 올린 주범이 아니다. 또한 정책의 희생양이 될 죄인들도 아니다. 이들은 한 가족의 일상을 책임지는 가장이며 아버지와 어머니이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친구이자 동료이며 누군가에게는 늘 연약하고 덩치만 큰 아들과 딸이기도 하다. 이들의 희망을 더 이상 짓밟지 않았으면 한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