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일몰제로 늘 가던 산책로가 사라진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주성식의 부동산 돋보기

올해 7월1일, 적용…서울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여의도 ‘32배’

주성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1-06 12:45:11

미국 뉴욕의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로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Central Park)가 꼽힌다. 소설·영화·잡지 등 각종 미디어 프로그램 배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곳엔 매년 2500만 명 이상 관람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센트럴 파크를 찾는 주민들은 해당 공원을 산책로의 용도로 이용하며 자녀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선호한다. 더불어 운동경기 등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명실상부 도심 주민의 쾌적한 허파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공원들이 도심 곳곳에 자리한다. 또한 동네 뒷산은 산책로로 이용된다. 도시 시민들은 미세먼지의 답답함을 벗어나고자 가벼운 마음으로 공원 혹은 동네 뒷산 산책로에 자주 발을 들인다.

그런데 늘 다니던 공원 혹은 동네 뒷산 산책로가 어느 날 갑자기 통행을 제한하는 흉물스러운 철조망이 생긴 것은 물론 경고 푯말로 ‘이 땅은 사유지로 주민들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 본다면 어떨까. 아마 황당할 것이다.

누구나 자유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산책로를 막은 괘씸한 생각에 강력한 항의를 해당 구청에 신고하였지만 구청의 답변은 해당 토지는 사유지라 어쩔 수 없다며 도시공원일몰제에 해당된다고 한다.

사유지인 공원이 개발될 수 있는 도시공원 일몰제가 올해 7월1일 시행된다. 올해 7월1일부로 전국4421곳에 해당되는 도시공원이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폐지된다. 우리가 걷는 동네 뒷산 산책로는 대부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공유지로 생각되지만 일부는 개인재산인 사유지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의 도시관리계획의 일환인 도시계획시설인 도로, 철도, 학교와 함께 공원이 포함되었으나 예산부족으로 도시공원이 장기간 미집행 됐다.

도시 확장으로 인한 개발, 정비, 보존 명분으로 개인재산인 사유지 개발행위 제한 등 다양한 공법상 제약으로 사유재산권 침해에 관해 헌법재판소 위헌여부를 제기해 1999년 10월 도시계획 시설 결정이후 10년 이상 사업시행이 없는 토지의 사적이용권을 제한한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국계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고시일로부터 20년이 지나도록 사업 시행이 집행되지 않는 경우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에 그 효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이후 10년까지 공원조성 계획이 고시되지 않는 경우 그 효력을 상실로 규정하여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인 경우 2015년 10월 1일부터 공원실효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면적은 91.798㎡로 여의도 면적 32배다. 또한 사유지조성비용으로 16조2141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도시의 허파노릇을 하는 도시공원은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1인당 9㎡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인 경우 1인당 7.6㎡에 불과하다. 특히 도시공원일몰제 해제 시 1인당 4㎡로 하락한다고 한다. 도시공원을 살리기 위한 재원 마련 등 다양한 해결책이 필요하고 늦었지만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성식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