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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가장 오래 왕좌를 지켰던 오만의 국왕(술탄) 카보스 빈 사이드가 79세로 별세했다. 술탄과 사촌 관계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65) 오만 문화장관이 후계자로 결정돼 즉위했다. 그는 자식과 형제가 없었으며 가장 가까운 혈육은 사촌이었다. 또 생전 후계자를 미리 공개하지 않는 관례에 따랐다.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만 국영 통신 ONA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그가 이날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달 동안 그의 건강은 좋지 않았으며, 지난달에는 건강 진단을 위해 벨기에를 방문하기도 했다.
오만 정부는 3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국영언론은 그를 “부드러우면서도 현명하고 큰 업적을 남겼다”고 묘사했다.
주 오만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에서 그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분을 잃었다. 그는 최근 반세기 동안 지속된 오만의 번영과 발전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1940년에 태어난 오만의 술탄 카보스 빈사이드는 1970년 영국의 도움을 받아 무혈 쿠데타로 아버지를 축출하고 50년간 오만을 통치했다. 중동의 전제군주제 국가 중에서 최장수 집권이다. 또한 그는 국무총리직과 재무장관, 국방장관, 외무장관직을 겸하면서 권력을 장악했다.
통치자로서 그는 서구 동맹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한 진보적인 지도자로 여겨진다. 특히 영국에서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군에서 복무해 영국과 가까웠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2010년 오만의 40번째 국경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국내 기반 시설과 군에 투자해 국민에게 ‘르네상스 군주’로 불리며 추앙받았다.
AP는 그가 불확실성이 큰 페르시아만에서 외교적인 균형을 이룬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종종 이란과 미국의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술탄 카보스의 장례는 11일(현지시간) 수도 무스카트에서 국민적 애도 속에서 치러졌으며 왕실 묘역에 안장됐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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