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경제성장률, 뼈 깎는 구조조정만이 살 길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장섭의 재테크 전망대

매출 감소에 국민 부담 가중…실업 우려에 구조조정 꺼리는 정치권 수수방관

김장섭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1-20 19:05:04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경상수지가 더 나빠지면 금융·외환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수출은 급락하고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경상수지가 나빠지면 성장률이 떨어지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왜 성장률이 떨어지면 나쁜 것일까요?

국가의 생산수단은 무엇입니까? 생산수단=토지+노동+자본+기술. 이렇게 4가지로 발전합니다. 하나 하나가 다 생산수단입니다. 후진국 시절 토지 가격과 노동력이 싸고 자본은 선진국에서 원조 받고 기술은 선진국이 버린 기술(방적 기술, 가발 만드는 기술 등)을 써서 국가를 발전시킵니다. 그러나 후진국도 토지의 가격이 올라 부동산값이 오르고 노동력도 매년 10% 이상 상승하면 이젠 이런 값싼 인프라와 노동력만으로는 도저히 국가의 GDP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의 본사는 후진국에서 더 싼 후진국으로 공장을 옮겨 생산합니다. 그러면 기존의 생산설비라는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그러니 만약 선진국의 생산공장으로 남으려면 부동산의 가격을 억제하고 노동력의 임금을 제한해서 지속적으로 싼 임금과 싼 임대료를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착취하는 상태가 됩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이런 상태입니다. 몇십 년째 임금은 오르지 않고 동결을 하면서 선진국의 생산공장에서 노예가 되는 시스템 말이죠.

그런데 한국과 중국 등은 이미 토지와 노동의 가격이 올라간 상태입니다. 그러니 생산수단 중에 이미 2가지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안 됩니다. 그렇다면 기술과 자본만이 남습니다. 그런데 기술로 생산성 향상을 하려면 국가적 소프트 파워와 창의적인 기업이 나와줘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중국 등 동양에서는 이런 것이 나오기 힘들죠. 특히 국가의 소프트파워는 열악합니다. 메이드 인 프랑스·잉글랜드·이탈리아·U.S.A 등은 소프트파워가 있지만 한국은 뒤처집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사람들의 인식도 바꿔야 합니다. 그러니 결국 자본을 가지고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을 늘림으로써 성장했다는 얘기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편의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1억원을 투입해서 1000만원을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최저임금(노동)이 오르고 건물주가 임대료(토지)를 올리는 바람에 1억원을 투입했는데도 250만원밖에 못 가져갑니다. 즉, 매출은 그대로 1000만원인데 월급(노동) 주고, 임대료(토지) 주고 나니 순이익이 250만원으로 줄어든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자본을 늘리는 겁니다. 다시 말해 3억원을 더해서 총 4억원을 투자해 편의점 4개를 만들면 됩니다. 그러면 순이익이 250만원씩 4개가 되기 때문에 1000만원을 가져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대출 3억원이 늘어난 겁니다. 이렇게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장률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성장률은 매출입니다. 성장률이 반토막 났다는 것은 매출이 1000만원에서 500만원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자본(빚)을 더 늘려야 합니다. 도대체 편의점을 몇 개나 더 늘려야 할까요? 이 문제가 바로 한국과 중국의 문제입니다. 한국이 2% 아래의 성장을 목전에 두고 있고 중국도 6%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머지 않았습니다. 성장을 하지 않으니 점점 매출이 떨어지고 매출이 떨어지니 현상유지조차 힘들어지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구조조정 밖에는 없습니다. 이익을 못 내는 기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신산업으로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구조조정은 대규모 실업사태를 불러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권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공산정권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죠.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이런 것을 용인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나라는 얼마 안 됩니다. 곪은 부분이 썩어서 터지는 수밖에 없고 그런 과정이 IMF 사태와 같이 스스로 붕괴하고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로 구조조정되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따라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장섭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