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KCC…실적부진·재무건정성 악화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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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산업 부진으로 실적 악화…재무건전성 지표도 회사 분할로 내리막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16 13:23:10

▲ KCC가 전방 산업 부진으로 인해 꾸준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등 재무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사진은 KCC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범(凡)현대가의 일원이자 국내 재계 30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KCC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줄곧 내리막을 걷는 모습이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실적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오너는 제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KCC의 매출액은 1조694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211억원) 대비 14.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전년 동기(1416억원) 대비 46.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410억원에서 -933억원 적자 전환됐다. KCC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1년 이후 최저 실적이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2011년 889억원, 2012년 1208억원, 2013년 1302억원, 2014년 1639억원, 2015년 1502억원, 2016년 1909억원으로 상승세를 그리다가 2017년 1632억원, 2017년 1416억원, 2018년 759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은 회계기준이 변경된 2011년(889억원)과 비교해도 14.6%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에도 실적악화는 계속 이어지며 누적 기준 KCC의 영업실적 지표는 최근 5년간 같은 기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KCC 지난해 3분기까지 총 2조23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2조5022억원) 대비 10.8%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949억원에서 1282억원으로 34.2%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은 3532억원에서 -1274만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에 KCC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의 실리콘 및 쿼츠 제조업체인 모멘티브를 인수, 실리콘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아울러 유리, 홈씨씨인테리어, 상재 사업부문을 신설법인인 KCC글라스로 넘기는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재무적 부담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KCC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64.6%, 28.1%로 전년 동기(51.2%, 19.7%) 대비 13.4%포인트, 8.4%포인트씩 상승했다.

한편 KCC는 계속되는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2018년 총 88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뿌렸다. 배당금 중 상당액이 정몽진·정몽익 형제에게 지급됐다. 정몽진 회장이 약 170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정몽익 사장은 약 8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론 총 98억3300만원에 달하는 배당금 중 정몽진·정몽익 형제가 약 2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그룹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너일가는 사기업격 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이어가고 있다. 15개의 국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KCC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KCC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다. 현재 정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회장과 차남 정몽익 사장 등 오너 2세가 이끌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삼남인 정몽열 사장은 KCC의 주요 계열사인 KCC건설 수장 자리에 올라 있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KCC의 지분 중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총 39.15%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정상영 명예회장 5.05%, 정몽진 회장 18.32%, 정몽익 사장 8.80%, 정몽열 사장 5.28% 등이다.

정몽진 회장을 비롯한 KCC그룹 오너 일가는 상장기업 KCC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친인척 기업의 배를 불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KCC 계열사에 속하는 동주·세우실업·동주피엔지 등은 정 회장의 모친인 조은주 씨의 동생인 조병두·조병태 등과 그 일가가 소유한 기업이다.

이들 가운데 동주·세우실업 등은 매출 중 상당부분을 KCC와의 거래로 기록했다. 골판지와 골판지 상자를 주로 생산하는 동주는 2018년 KCC와의 거래로 103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2018년 전체 매출액인 216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동주는 지난 2017년에도 KCC와의 거래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 수준인 약 101억원 매출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포장제의 생산·판매의 경우 탄탄한 거래처만 잡고 있으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과거 재벌기업을 비롯해 일부 중견·중소기업 등에서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많이 이용됐던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세우실업 역시 2018년 KCC와의 거래로 약 55억원의 매출을,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거래로 약 31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2018년 매출 약 17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세우실업의 주력 사업은 플라스틱·고무 제품 제조·판매, 골판지 제조·판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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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