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文, 북한 비핵화 협상 낙관”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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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대화 가능성 일축한 북한 김계관 발표와 달라”

최유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15 17:46:36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미·북 북핵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 “(미 대선 이전에) 미·북 간 협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FT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이 대선에 본격 돌입하게 되면 북한과의 협상에 시간을 투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주장을 전하고, 이어 문 대통령이 북한은 비핵화 협상의 문을 닫아두지 않았다는 걸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미·북 간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말라고 잘라 말한 것과 다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계관 고문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에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 전달을 두고 “설레발을 친다”며 비난했다.

김 고문은 이어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다만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며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기자 200여명을 상대로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민생 경제, 정치·사회, 외교·안보 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FT는 “미·북관계가 계속 예측불가능하게 뒤집혔다”며 북한이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미·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머물렀으며,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핵 개발과 무기저장을 먼저 그만둬야한다”는 것이라고 백악관의 말을 인용했다.

문 대통령이 북측에서 비핵화 협상의 문을 닫지 않았음을 강조한데에 반해 북한 김계관은 “북측 요구를 들어줘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이 트럼프에 우호적이기는 해도 양국 간 대화 재개가 이뤄질거라고 본다면 이는 “정신 나간 생각(absent-minded)”이라고 비판했다.

FT는 한국이 미국 중심의 대북제재를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문대통령은 이에 대해 “남북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며 “관광을 개방하고 올림픽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간다면 북한의 대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제재에 대해서도 일부 예외조건이라든지 그런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이에 대해 수 킴 전 CIA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누군가는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가 북한을 (미국과의) 협상테이블로 나오도록 할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그 시점에 가면 이미 협상할 게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북한이 제재가 느슨해졌을때 더 이상 협상에서 얻을 게 없기 때문에 협상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미 국방부 관료 출신인 밴 잭슨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 교수는 FT에 “북한과의 진실된 합의(bona fide agreement)가 없는 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결국엔 핵 시험도 일어날 것이다”면서 “이건 시간 문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최유라 기자 yrcho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