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살아가는 외국인들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헬조선’이란 말이 나오긴 했지만, 사실 한국에 사는 것은 여러모로 좋다. 이것을 가장 잘 느끼는 이들이 외국인이다. 이젠 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상이다. 이들이 꼽는 한국생활의 장점이 있다. 편리한 교통, 늦은 밤 시간에도 안전한 거리, 빠른 배달과 인터넷 환경 등이다. 거기에 한국인의 정을 손에 꼽기도 한다.
한국인은 정(情)도 많고 흥(興)도 많은 민족이다. 일찍이 노래하기를 좋아한 탓인지 이제는 케이팝(K-Pop)이 전 세계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2020년 새해 첫날 뉴욕시에서 새해맞이 공연을 했다. 한국인 가수로선 싸이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엄청난 일이다. 이전엔 한국사회에서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인으로 사는 것이 즐겁다. 유튜브에 보면 한국 콘텐츠를 다루는 외국인 유튜버들이 인기가 높다. 영국남자, 올리버쌤도 인기가 높다. 한국인 아내를 공개한 올리버쌤의 동영상은 조회수가 하루만에 270만 뷰가 넘었다. 놀라운 수치이다. TV에선 한국 사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알베르토와 쌤 오취리가 인기가 높다. 이들 모두에게서 가족의 정이 느껴진다.
가정이 ‘미리 누리는 천국’ 같지 않을 때
이제 곧 구정이다. 모처럼 가족을 만나는 시간이지만 그 만남이 불편한 이들도 있다. 가족에겐 우리 모두를 건강하게 살게 하는 힘이 있다. 힘들 때 가족만큼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은 없다. 부모의 기침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울컥한다. 이럴 때 집에 가면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 같을 것이다.
정이 많다 보니 잔소리도 하게 된다. 다 나 잘되라고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지만 때론 지나칠 때가 있다. 타인이라면 브레이크를 걸 수 있지만 가족에겐 쉽지 않다. 오해하기 때문이다. 뭐든 이해가 안 되면 오해가 된다. 그럴 때마다 가족은 복잡하고 때론 노력이 많이 필요한 관계라는 걸 실감한다.
가족은 다 열어 보이는 노출된 관계이다. 물리적으로도 가깝고 심리적으로도 가깝다. 프랑스에서 연인들은 30cm 거리를 두고 대화를 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가까이 머물기에 우리는 가족에게도 감정의 여과장치가 필요하다는 걸 잊는다. 타인이라면 조심할 텐데 가족이기에 감정을 다 표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때론 그 상처가 더 아프다.
가족 간에도 넘어서는 안될 경계가 필요
겉과 속이 다른 부부를 쇼윈도 부부라고 한다. 민감한 갈등을 겪다보면 차라리 쇼윈도 가족으로 사는 것이 낫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명절을 지나면 또 가족과 관련된 댓글들이 줄지을 것이다. 그래서 설날을 맞아 고향에 갈 날을 준비하며 우리를 가족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가화만사성’은 많은 사람들의 경험의 산물이다. 가정이 평안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되는 것이 없다. 가화만사성이 목표가 아니라 현실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 간에도 느슨한 간섭이 필요하고, 서로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구분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어찌 보면 가족이란 하나의 구심점을 갖는 한 원과 다른 원이 서로 겹쳐진 공동체란 생각이 든다. 지름은 다르지만 중심이 같은 동심원처럼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겹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오랜 시간 밥상을 같이 했어도 입맛이 다른 경우가 태반이다. 가족 간에도 합리적인 기대치가 필요하다. 그걸 외국인 유튜버들을 보면서 요즘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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