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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캐나다에서 구금 중인 멍완저우(孟晩舟·47·사진)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미국 인도 재판이 시작됐다. 화웨이 문제가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변수로 여겨지는 만큼 멍 부회장 재판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1일 홍콩발 멕시코행 비행길에 올랐다가 경유지인 캐나다 밴쿠버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캐나다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화웨이 간 거래를 주도한 것이 그 혐의였다.
미국 정부는 멍 부회장에 대해 미국의 제재 대상국인 이란에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 HSBC를 속였다는 혐의(사기) 등을 적용했다.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혐의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화웨이 측은 “(멍완저우의) 혐의에 관한 정보가 (화웨이에)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며 “캐나다와 미국 사법 제도가 정당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중국은 피해자 인권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동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즉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멍완저우를 풀어달라”는 성명을 내놨다.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해 그의 아버지이자 중국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달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딸은 이런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며 “딸이 미·중 무역 전쟁의 협상카드가 됐다”고 말했다. 런 회장은 멍 부회장이 지난 1년간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낸 것은 칭찬 받을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멍완저우는 아버지 런정페이를 이을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이다. 현재 CFO와 이사회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대표 IT 기업 화웨이 회장의 딸을 체포한 건 무역전쟁 갈등을 빚어왔던 중국을 길들이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숨어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미국이 중국과 통신 전쟁까지 벌이며 대중(對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자국에 화웨이 제품이 들어오는 것을 제한하고 영국과 호주 등 동맹국들에까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화웨이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최유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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