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 외엔 답없다”…정부 대출 규제에 전세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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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물량 감소에 전세대출 규제 맞물려 실수요자들 관망세로 전환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7 00:05:00

▲ 올해 1분기 강남3구의 전세시장은 가격 상승과 더불어 극심한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둔촌동의 한 아파트단지[사진=스카이데일리DB]

봄 이사철이 멀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전세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100.5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지난 2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서울의 전셋값은 0.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전셋값은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명품 학세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서울 양천구 목동은 수요에 비해 아파트 전세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 주요 지역의 전세 가격지수 역시 상승 중이다. 강남구는 100.8, 서초구는 100.5, 송파구는 103.2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27주째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물량의 부족 문이다. 국토부는 오는 2~4월 전국에서 8만352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5년 평균인 8만1000여 가구와 비교하면 2.8%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서울의 경우는 1만4673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2000가구에 비해 2000여 가구가 많다. 이처럼 입주 물량이 증가했음에도 물량부족을 꼽는 이유는 특정지역에 물량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2~4월 입주할 1만4673가구 중 강동구 고덕동이 4057가구 양천구 신월동이 3045가구로 두 지역의 물량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두 지역의 전세값은 상반기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학군 수요가 많은 대치동과 목동 등 강남 주요 지역은 재개발 등이 지연되면서 올해는 입주량이 줄어든다.

올해 강남4구 입주 아파트는 총 11개 단지에 1만1805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입주 아파트가 1만6322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28%가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로 지역을 한정할 경우 더욱더 줄어든다는 것이다. 올해 강남3구 입주량은 약 600여 가구 정도다.

두 번째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해 전세대출 관련 후속조치를 취함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청약 가점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은 가점을 높이기 위해 전세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 강남의 경우 청약 가점 평균이 70점대에 접근한 만큼, 무주택 기간이 길다는 점은 이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6일 발표한 전세대출 규제 역시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16일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SGI서울보증 전세대출도 제한하기로 했다. 또한 전세대출을 받은 뒤 고가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는 경우 전세대출을 회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많은 전세 거주자들이 주택 매입 시기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봄철 이사 시즌을 맞아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이어져 올해 상반기 전세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