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BA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헬기추락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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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LA레이커스에 뛰며 올스타, MVP 4회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의 농구선수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7 14:10:30

▲ NBA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2011년 7월 14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코비 브라이언트 코리아 투어 2011에서 농구클리닉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NBA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41세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20년간 LA 레이커스에서 활약하면서 18차례나 NBA올스타 팀에 올랐던 브라이언트는 26일(미국 현지시간) 아침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중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추락하면서 목숨을 잃었다고 가까운 지인이 AP통신에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헬기 사고로 총 5명이 사망했으며,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사고는 LA시내에서 북서쪽으로 48km쯤 떨어진 곳에서 오전 10시께 일어났으며, 헬기에는 브라이언트의 둘째딸 지안나(13)도 헬기에 함께 탑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지안나의 농구 경기가 예정돼 있었으며 브라이언트가 코치를 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딸의 농구 경기를 함께 가려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1996년 드래프트에서 샬럿 호네츠의 지명을 받은 후 곧바로 센터 블라디 디박과 LA레이커스로 맞 트레이드돼 2016년 현역 은퇴할 때까지 20년을 줄곧 LA레이커스에서만 뛰었다.

그는 20년 동안 팀을 5번 NBA 정상에 올려놓았고, 18번 올스타팀에 선발됐으며, 두 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2008년 정규리그 MVP, 2009년과 2010년 플레이오프 MVP, 올스타 MVP 4회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2015/2016 시즌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346경기 3만 3643득점 7047리바운드 6306어시스트 1944스틸을 기록했다.

연방항공청(FAA) 앨런 케니처 대변인은 추락한 헬기의 기종은 시코르스키 S-76으로 자세한 추락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LA남부 오렌지 카운티의 바닷가에 살아온 브라이언트는 남 캘리포니아 일대의 악명 높은 교통지체를 피하기 위해서 자주 헬기를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시절에도 시합이나 연습에 헬기를 타고 참가한 적이 많았고 은퇴 후에도 사업상의 볼일을 위해 자주 헬기를 이용했다.

칼라바사스의 주민 콜린 스톰은 사고가 난 날 “뭔가 헬기나 비행기 같은 것이 낮게 날아가는 소리를 들었고 이어서 큰 폭음이 들렸다”면서 “안개가 너무 짙은 날씨여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얼마 뒤에 안개가 걷힌 뒤 집 앞의 언덕 중턱에서 엄청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코비 브라이언트의 통산 득점 기록을 경신한 LA레이커스의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이번 사고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득점기록을 깬 르브론 제임스에게 트위터에 “‘킹 제임스(르브론)’ 농구에 있어서 계속 전진해나가길.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이 그의 생애 마지막 트위터 글이 됐다.

르브론 제임스는 “그(브라이언트)의 마지막 말을 기억한다”면서 “그(코비)는 공격적으로 결점 제로의 선수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의 기술과 선수로서의 열정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LA레이커스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우승을 합작하며 맹활약했던 센터 샤킬오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 조카 지지(지안나)와 친구이자 형제인 파트너(코비)를 잃은 비극적이고 슬픈 순간에 대해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을 표현할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코비와 함께했던 사진들을 게재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코비와 지안나가 목숨을 잃었다는 비극적인 뉴스에 충격받았다”며 “말로는 내가 느끼는 고통을 표현할 길이 없다. 나는 코비를 사랑했고 그는 나한테 형제와 다름없었다”며 코비의 죽음을 추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코비 브라이언트는 정말 위대한 농구선수였고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그의 가족을 무척 사랑했고 미래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의 아름다운 딸 지안나를 잃은 건 이 순간을 더욱 비통하게 한다”고 슬퍼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코비는 코트의 전설이었고 미셸과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런 날에 브라이언트 가족한테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위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미국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서 미국의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코비가 LA 레이커스서 사용하던 백넘버인 8번, 24번은 모두 영구결번 처리됐다.

그는 2011년에 내한하며 팬들과 자신이 사랑하는 농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