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 여파로 7년 만에 주택 증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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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에 서울 평균 16.7% 감소…다만 보유세 증가 따른 절세 목적 증가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7 14:30:00

지난해 주택 증여 건수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만 정부가 다주택자들에 대한 보유세 강화를 지속할 진행함에 따라 증여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택거래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 증여 건수는 총 11만847건으로 2018년 11만1863건 보다 0.9%가 감소했다.

최근 계속되던 증여 증가 추세가 꺾인 것은 지난 2012년(5만4626건)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4390건으로 2018년의 6만5438건에 비해 1.6%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 지역의 주택 증여 건수는 2만637건으로 2018년의 2만4765건보다 16.7%(4128건)가 줄었다.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도 2018년의 1만5397건에서 지난해에는 1만2514건으로 18.7%가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단속이 심하고 집값 상승으로 증여세에 대한 부담도 큰 강남권과 비강남 인기지역의 증여가 감소했다. 강남구의 주택 증여 건수는 2018년 2782건에서 지난해에는 1543건으로 44.5%가 줄었으며 송파구의 주택 증여는 2018년 1962건에서 지난해 1318건으로 32.8%가 줄었다. 서초구는 2018년 2212건에서 지난해에는 1510건으로 31.7%가 감소했다.

비강남권 중 일명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영등포·광진·동작구 등 집값이 상승한 곳에서의 증여도 많이 줄었다. 영등포구는 2018년 1560건에서 지난해에는 799건으로 48.8%가 감소했다. 동작구는 1070건에서 685건으로 36%가 감소했다. 마포구는 지난해 주택 증여건수가 873건으로 2018년에 비해 34%가 줄었으며 광진구는 454건으로 31.1%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연말 집값이 뛰며 거래량이 늘어난 데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도 부담이 급증하면서 종부세를 줄이려고 부부간 증여를 통해 공동명의로 전환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는 한 증여는 보유세나 양도세 등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절세방법이다”며 “정부의 강력한 편법·불법 증여 단속과 거래 위축으로 ‘꼼수 증여’는 줄겠지만 보유세가 급등한 만큼 부부 공동명의 등 절세 목적의 증여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