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한폐렴 최초 경고 의사, 환자 돌보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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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국 ‘허위정보 유포’라며 소환…동료 7명과 자술서 작성케 해

최유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7 18:31:26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험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던 중국 의사 리원량이 진료 도중 감염돼 7일(현지시간) 새벽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발표됐다. [사진=뉴시스]

중국에서 발원한 우한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심각해질 것을 최초로 경고했던 의사가 우한폐렴 환자를 진료하다 결국 같은 질병에 걸려 끝내 숨졌다.

7일 외신 AP·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 우한 중앙병원이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의사 리원량(李文亮)(34)씨가 이날 오전 2시 58분쯤(현지시간) 사망했음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우한 중앙병원은 “리원량 의사가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를 진료하다 사망했다”면서 “이에 대해 병원 측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도한다”고 밝혔다.

우한 중앙병원 안과 과장인 리 의사는 지난해 12월 ‘2003년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을 휩쓸며 많은 인명피해를 냈던 질병 사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병원 문건을 얻게 됐다.

이에 리 의사는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가능성을 우려해 같은 달 30일 동료 의사 7명과 함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 같은 위험 상황을 알리고 널리 전파하는 데에 힘썼다.

그 과정에서 리 의사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위 정보를 퍼트려 민심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관련 사실을 계속 유포할 경우 체포당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리 의사와 주장을 함께했던 동료 의사 등 8명은 공안국에 소환돼 자술서를 쓰며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우한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지자 당국은 지난달 말 리 의사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우한 폐렴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세상을 떠났다.

리 의사는 지난달 8일 우한 폐렴의 초기 증상인 발열 상태를 보였고 정밀검사를 거쳐 이달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애초 병세를 낙관했기에 호전을 기대했으나 6일 그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했다. 그는 7일 오전(현지시간) 기관 쇠약에 의한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발표됐다.

BBC에 따르면 당초 리 의사는 현지시간 6일 오후9시30분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며 이 소식이 중국의 트위터 웨이보에서 널리 퍼졌다. 그후 당국은 국영 매체들에 리가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를 정정하도록 지시했고 이들 매체로부터 리가 사망한 시간이 7일 오전으로 정정 보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트위터를 통해 리 씨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6일 0시 기준 중국 내 31개 성에서 우한폐렴 누적 확진자가 2만8018명, 사망자는 5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질병은 중국을 넘어 한국, 일본, 태국,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급속히 확산해 전 세계를 공포로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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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기자 yrcho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