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06 00:39
뉴스 > 연재기획
이정일의 문학푸드
왜 어떤 사람에게 위기는 기회가 될까
위기는 결정적 순간을 찾아내는 시그널이다
이정일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2-09 11:14:07
▲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양준일 소환과 이사간 쌀집
 
신도 인간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치기 위해 가끔씩은 ‘운명’이라는 주사위를 던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일상에서 우리 각자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위기를 경험하는데, 이것이 누군가에겐 엉클어진 삶의 실타래를 정리하는 반전의 기회가 되지만 또 어떤 사람에겐 안정된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
 
작년 12월 ‘슈가맨 3’가 양준일이란 가수를 소환했는데, 그 열기가 놀랍다. 그가 얼마 전 발간한 책은 국내1위이다. 그 짧은 시간에 그는 전국적인 인물이 되었다. 운명의 여신이 미소를 보낸 ‘인생의 반전’이다.
 
1983년 이웅평 대위가 미그 19기를 타고 귀순했는데, 그때 인천이 폭격을 당하고 있다면서 실제 상황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그때 한 동네 쌀집에서 주민들에게 쌀을 팔지 않았다. 전쟁이 났으니 더 비싼 값에 팔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폭격 뉴스는 해프닝으로 끝났고 그 쌀집은 문을 닫고 이사를 가야 했다. 아무도 그 동네에서 쌀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순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가 평생 모르고 살았을 어떤 사람의 내면의 모습이 귀순사건을 통해 현실에서 드러났다. 어찌보면 단순한 해프닝이지만 이것을 텍스트로 읽으면 문학작품이 된다.
 
변신과 코로나 바이러스
 
광고
프란츠 카프카가 쓴 소설 『변신』도 해프닝 같은 이야기이다.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그레고르 잠자’라는 남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몸이 이상하다고 느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한 것을 알게 된다. 가족도 그 비밀을 알게 되지만 끝내 가족은 그를 버린다. 변해버린 상황 속에서 변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통계나 설문조사 같은 정량적 분석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본능적 니즈와 사고방식을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 전염성을 세상에 알리려 했던 의사 리원량이 사망했다. 작년 12월 30일 위험성을 직감하고 이를 널리 알리려 했으나 공안이 그의 경고를 공권력으로 억눌렀다.
 
‘변신’과 리원량의 죽음, 벌레로 변한 상황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병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 가족의 변심과 혹은 시민이란 감시 장치가 주는 힘을 몰랐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한 목소리가 한 사회를 지배할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변신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란 얇디얇은 포장지를 벗겨내면 인간은 얼마나 허약하고 위선적인가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우리의 선택
 
우리에게도 변신,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사건들이 연거푸 일어날 것이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힘들지만 지난 번 사스를 이겨낸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픔은 힘들지만 또 다른 아픔을 이길 수 있는 예방주사일 수도 있다.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 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글이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위로를 주는 문장이다. 한국 사회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충돌하고 있지만 어느 면에서 보면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코로나라는 힘든 상대와 씨름하며 우리가 기억할 것은 줄은 언제나 가장 약한 곳에서 끊어지는데 그 지점은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서로 무관심한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166
감동이에요
27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5,576 ▶
어제 156,765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