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기회의 땅 아냐”…탈제주도 현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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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서울 순이동 건수 10년 만에 뒤집혀…집값 하락 전망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7 15:07:00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제주에서 서울로 이동한 인구수가 서울에서 제주로 이동한 인구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 부진 등 일자리 감소와 높은 주택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주를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직방이 통계청의 인구이동 자료를 이용해 제주와 서울의 인구이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전체 10명이 순이동해 2009년(623명)이후 처음으로 서울로의 전입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동이란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수를 말한다.

2010년 이후 은퇴노년층의 제주살이 붐과 함께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강남권 거주자의 제주 이전이 늘며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순유출되는 모습이 지속됐다. 특히 중국자본의 대거유입으로 제주 내 건설경기가 활성화되고 유관산업도 파생되며 2015년에는 최고 4083명의 순유입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드(THAAD)사태 이후 발효된 한한령,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중복되며 점차 순유입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2015년에는 강남3구에서 전체 1059명이 제주로 순유출되었지만 지난해에는 18명 순유출에 그쳤다. 반면 10-20세 미만의 제주에서 서울로 순유출은 2015년 대비 3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탈제주’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서울로의 순유출 증가는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015년 연간 최고 13.78%까지 상승했던 제주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3.66% 하락하며 전국평균을 밑돌았다.

실제 제주 내 가격수준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노형동 아이파크2차의 경우 전용면적 115㎡호실이 2017년 7월 11억17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8월에는 8억30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뚝 떨어졌으며, 전용면적 84㎡도 2017년 2월 8억원에서 지난해 4월 6억9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진행됐다.

이 같은 영향에 외지인 투자비율도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2012년 이후 제주 외 거주자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15.7%로 줄었다. 특히 서울의 매입비중이 5.2%에 그치며 외지인 매입비중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인구유출과 함께 제주 아파트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제주 관광산업의 부진과 인구유입 감소로 주택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목적 중심의 외지인 거래축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강세로 수도권에서 유입된 자금과 수요가 다시 유출되는 경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 내 아파트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일자리 감소로 생산연령층이 자리잡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제주2공항 건설이슈가 존재하고, 한한령 해제 등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있지만, 아파트보다는 토지시장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간 내 제주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