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탈레반 7일간 임시휴전 합의…아프간 미군 철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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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19년간 전쟁 끝낼 준비 돌입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7 17:32:58

▲ 지난해 11월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에 19년간 긴 싸움을 전개했던 미국과 아프간 탈레반이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탈레반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이 임시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합의내용은 양측이 7일간 폭력행위를 줄이기로 하고 약속을 지키면 10일 이내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익명의 한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7일간 폭력 감소에 대한 합의는 매우 구체적이며 아프간 정부군을 포함한 아프간 전역을 포괄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주말 무렵 공식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 고위 행정부 관리는 독일 뮌헨에서 기자들에게 “지난해 9월 협정 체결을 멈춘 것이 바로 폭력이다. 이제 우리는 폭력 감소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며 “탈레반이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는 이 협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 간 서명은 29일 잠정적으로 이뤄지고 아프간 정파 간 직접 협상이 다음달 10일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탈레반 수감자 5000명이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측은 로켓 공격은 물론 도로변 폭탄테러, 자살폭탄테러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만난 뒤에 본격적인 합의가 진행됐다.

가니 대통령의 협력 없이는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AP는 미국과 탈레반의 협상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가니 대통령이 향후 아프간 정파간 직접 협상에 참여하겠지만 정부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은 가니 정권을 미국의 허수아비라고 비난하면서 미국과 평화협상 과정에서 배제한 바 있다.

14일 안보회의에 참석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임시휴전과 평화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1만2000명의 미군 병력은 8600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면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망이 매우 밝다”고 밝혔다.

미국과 탈레반 간 협상에 배제되면서 불만을 드러냈던 가니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아프간과 미국은 이제 같은 입장이고 우리 정부는 18년간 지속된 분쟁을 끝내기 위한 실질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관계자는 외국군의 철수는 점진적으로 시작되 18개월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군 고위 장교는 기자들에게 “휴전 협정과는 별개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와 알 카에다에 대한 미국의 대테러 작전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타결에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인 아이하트 라디오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잠정적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을 받고 “(합의가) 매우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다음 2주 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배후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축출됐다. 탈레반은 이후에 세력을 회복하면서 현재는 아프간 영토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과 탈레반은 2018년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상을 시작해 지난해 9월 미군 일부 철수를 위한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폭탄 테러로 인해 미군이 전사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탈레반과의 협상을 결렬시켰다. 이후 지난해 12월 양측은 포로와 인질 교환 등 물밑 협상을 재개해 왔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