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부른 구조조정 참화, 유통가 실업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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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마트 대규모 구조조정…신규출점 제한 등 정부 규제 ‘부메랑’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8 13:28:38

▲ 유통업계가 점포 구조조정으로 인력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부진에 시달렸던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해졌다. 유통업계 안팎에선 일자리 창출을 독려해놓고 정작 규제를 강화한 정부의 표리부동한 행태가 유통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매장 700여곳 중 비효율 점포 200여개(약 30%)를 정리한다. 이마트는 올해 전체 매장의 30%를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 부츠 등 전문점 매장도 순차적으로 축소한다.

이는 영업이익 급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8년보다(4279억원) 28.3% 감소했고 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15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전년보다 67.8%나 감소했다.

이 같은 점포 구조조정에 매장 수가 줄면서 고용 인력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대형마트에는 직영뿐만 아니라 입점, 협력업체까지 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대형점포는 5000명, 중소형 점포는 2000~3000명 정도다.

이에 부진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 같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더라도 전환배치 등 흡수할 수 있는 인력 규모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유통업이 침체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은 물론 이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규제는 강화하면서 일자리는 늘려달라는 이율배반적인 행태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강화되는 정부 규제와 신규 출점이 제한된 상황에서 e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10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 규제를 실시했다. 대형마트는 규제가 시작된 지 10년이 흐른 현재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2018년 들어 대형마트 3사의 매장 수는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점포 수가 줄면서 최근 2년 간 대형마트 3사에서만 30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더불어 정부의 규제로 올해는 신규 출점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일자리 창출은 더 어려워졌다. 뿐만 아니라 실적이 부진한 점포폐점 등 유통업계의 효율화 작업이 시작되면 일자리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부진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력 축소도 동반될 수밖에 없지만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정부의 요청으로 인해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는데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장 수만 줄어들고 고용 인력은 그대로 유지할 경우 구조조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수익성을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며 “정부가 지나친 규제로 신규출점을 다 막아놓고서는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장이 줄면 일하는 근로자도 덩달아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지만 유통업계는 정부의 규제에 갇혀 뒷걸음질치다 결국 일자리를 줄이는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