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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가 추진해 온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이 17일부터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 전 지역으로 확대·시행된다. 이와 함께 사업의 실효성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은 고양이의 유실 방지를 위해 2018년 1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행해 왔다. 이번에 처음 시작하는 지자체도 있고 기존에 참여해온 곳도 있다. 상당수가 이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곳도 있다. 묘주(猫主)들 역시 이 제도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유실·유기 고양이 매해 증가, 동물등록 필요”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지난 2014년 7월 동물등록이 의무화된 개에 비해 고양이는 유실 또는 유기시 반환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으로 집고양이는 128만마리로 추정된다. 고양이 유실·유기수의 비율은 2.2%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해 그 수는 증가 추세다.
연도별 유실·유기수를 살펴보면 2014년 2만966마리, 2015년 2만1459마리, 2016년 2만4912마리, 2017년 2만7083마리, 2018년 2만8090마리다. 애완동물 전체적으로 2018년 구조·보호된 유기·유실 동물은 12만1077마리로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는 75.8%, 고양이는 23.2%였다.
결국 정부는 전체 유실·유기 동물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고양이 수 역시 늘어나고 있어 대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실제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고양이는 소유자를 찾기 위해 10일간 공고 절차를 거치고 그후 시·군·구 지자체가 분양을 하거나 분양되지 않은 고양이는 안락사의 과정을 밟게 된다.
동물복지 측면에서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은 키우던 고양이를 잃어버렸을 때는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쉽게 내다버리지 못하게 하는 억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지난 17일 “최근 유실·유기 고양이가 증가하는 등 고양이 동물등록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소유자의 인식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고양이 동물등록 방식과 등록기준, 월령 등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양이 소유주 어떻게 등록하나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만 참여가 가능하다. 또 개와는 달리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방식으로만 등록이 된다. 개의 경우에는 △등록인식표(목걸이) △내장형무선식별장치 △외장형무선식별장치 등을 사용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자기 몸을 핥는 습성이 있어 외장형 자체가 불가능하다.
등록을 희망하는 고양이 소유자는 고양이와 함께 지역내 동물등록대행기관을 방문해 등록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지자체 동물등록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은 서울 837곳(동물병원 772곳), 경기 962곳(동물병원 928곳) 등이다. 동물등록대행기관의 위치는 관할 지자체에 문의하거나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등록비용은 수수료 1만원과 수의사 시술료 등 3만원∼4만5000원 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시술은 반드시 수의사가 하도록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규정돼 있다.
고양이에게 시술하는 칩은 길이는 10mm가 조금 넘고 둘레는 쌀알 크기 정도다. 이것을 주사기에 넣어 고양이의 양쪽 어깨 사이 피하에 삽입하면 끝이다. 일부에서는 고양이가 불편해하거나 건강상 부작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정부와 경험 있는 반려묘 주인들의 설명이다.
유실 고양이 찾기엔 긍정적…실효성엔 의문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양이 동물등록제는 키울 때는 괜찮다가 싫어지면 함부로 내다버리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을 때만 필요한 게 아니라 고양이를 유기한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이 많은 지역이나 외국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에게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했다. 국내에서 내장형 칩을 삽입해 등록해두면 해외 어느 지역, 어떤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려묘와 함께 다닐 수 있다.
서울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양이 동물등록 사업은 유실되는 경우 그 주인을 찾아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구에서는 자체적으로 시범사업을 계획했을 정도로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반려묘 관련 인터넷카페 한 회원은 “고양이 등록제도 의무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이미 시범사업에 참여해왔던 한 지자체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고양이가 영역동물이어서 집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고 잃어버리는 사례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성화수술을 진행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 지자체 관계자는 “일반인은 잘 참여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전체 고양이의 90%가 집안에서 생활하는데다 영역동물이어서 밖으로 잘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전지역으로 시범사업이 확대된다는 사실을 접한 50대 직장인 K씨는 “중성화시술을 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내장형 칩을 꼭 시술해야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K씨는 “개처럼 공원이나 야외에서 산책을 시키는 것도 아니어서 잃어버릴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2018년 1월 서울 중구, 인천 동구, 경기 안산, 충남 천안, 전북 남원, 전남 나주, 경남 하동, 제주도 서귀포 등 17곳의 시군구에서 출발했다. 그러던 것이 광주광역시 북구와 남구, 전북 김제, 경남 사천 등이 참여하면서 33곳으로 늘어났다. 1년이 지난 이달 17일부터는 서울과 경기 전 지역과 기존 참여 지자체로 확대됐다.
농식품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은 내년에는 광역시·도, 2022년에는 인구 50만명 이상 전국 지자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고양이 동물등록이 의무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대업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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