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포비아’ 확산 조짐…한국인 거부 국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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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한국 관광객 입국 금지…전 세계 한국인 입국자·한국 방문 경계 강화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25 00:03:16

▲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한국인 여행객들이 짐을 끌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비자발급 중단·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단행하고 있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에 이른바 ‘코리아 포비아(한국에 대한 공포·혐오)’가 시작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 추세를 보이는 한국에 대해 세계가 코로나19 경보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우한 발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아시아 포비아가 한국인 혐오증으로 옮겨지고 있어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가 15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이스라엘이 한국 발 항공기로 자국에 도착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코리아 포비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스라엘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인과 한국 경유자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가장 강력한 대응을 했다. 이미 이스라엘은 중국, 일본, 홍콩, 마카오 등에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 왔는데 지난 주말 이스라엘 성지순례 이력이 있는 한국인들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되자 이를 한국으로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7시55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약 2시간 후인 9시50분께 같은 비행기(대한항공 KE957편)로 돌려보냈다.

이스라엘 상업방송인 채널12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조속히 모든 한국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 외교부는 이스라엘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23일 오후 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한국인 입국 금지, 자국 내 격리 조치와 관련해 “상황을 주시해 이스라엘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영사 조력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뿐 아니라 각국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나라들이 증가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카타르가 한국 발 외국인에 제한을 두는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 발 외국인의 입국 자체를 금지한 국가는 이스라엘과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모두 6개국으로 나타났다.

미국령 사모아 등 3개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에서 14일 동안 체류하고 미감염 사실을 입증할 경우 제한적으로 입국 허가를 내주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한국 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다.

한국 발 입국 통제국은 브루나이, 마카오,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카자흐스탄, 카타르, 에티오피아, 우간다로 모두 9개국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을 포함한 코로나19 발생국에서 온 여행객을 2주 이상 자가 격리 지시하거나 건강검진을 실시하면서 입국 절차를 강화한 상황이다.

미 국무부는 22일 (현지시간) 한국 여행경보를 1단계 ‘일반적 주의’에서 2단계 ‘각별한 주의’로 올렸다. 국무부 여행경보는 4단계로 나뉘는데 상황이 악화되면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에 2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와 CDC가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재까지 2단계 이상 여행경보를 내린 곳은 중국, 홍콩, 마카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다.

대만 빈과일보는 대만 보건당국도 이날 한국과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높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0일 한국과 일본을 1단계 경보 지역으로 편입한지 이틀 만에 내려진 조치이다. 대만 보건당국의 여행경보는 1단계 주의, 2단계 경계, 3단계 경고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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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