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기사 인력난 심각, 코로나보다 과로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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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에 눈 먼 대형마트…배송물량 증대에도 추가 인력 및 안전대책 전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26 14:12:36

▲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온라인배송지회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형마트 온라인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 안전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현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물량이 대폭 늘면서 배송기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배송기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로로 인한 건강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마트에선 제대로 된 대책조차 내놓지 않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노조)과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형마트 온라인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 안전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대형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폭증하고 있다”며 “16일 홈플러스는 온라인몰 매출이 작년에 비해 127%가 상승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는 주문이 늘어나 매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현장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며 “배송물량이 늘어나면 주문한 물건을 담는 피킹 인력과 배송할 인력도 추가로 배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호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매장 근로자들은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피킹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이는 그대로 배송출발시간 지연으로 이어지고 고객에게도 지연 배송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고객들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배송기사들은 늘어난 주문량을 처리하기 위해 평소보다 1~2시간 이상 추가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려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오죽하면 코로나19보다 과로로 쓰러지겠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배송상품을 확인하기 위해 고객들과 대면하라는 매뉴얼 때문에 불특정 다수와 대면해야 하는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런 배송기사에게 안전조치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뿐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와 준비위원회는 매출에만 혈안이 돼 노동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대형마트의 행태를 규탄하며 대형마트와 노동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며 “온라인배송기사가 안전해야 고객들도 안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는 △인력 충원 △중량물 기준 마련 △마스크·손세정제 매일 지급 △대면 배송 최소화 △연장·휴일수당 지급 △격리·마트 휴점 시 배송기사 생계비 보장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서울지방노동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택배회사들에 대해 “면대면 접촉을 통한 배송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라며 "코로나19로 폐쇄된 건물에 대한 배송지침 마련도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코로나19와 관련돼 폐쇄된 건물에 대해서는 배송을 중단하고 대량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 대해서는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비대면 배송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