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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소망을 가지고 인내하자

방역수칙 준수해서 코로나 극복해야…타인의 건강도 고려해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0-03 12:40:41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마가복음 9 : 23>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새벽하늘에서 별똥별로 추정되는 큰 물체가 떨어졌다. 거의 달만한 크기의 불덩어리가 떨어진 것이다. 사람들이 놀랠 만도 한데 오히려 문(moon)을 연상하며 어쩜 길조인지 모르겠다며 ‘하늘도 민심(民心)을 헤아려 민심의 소원(所願)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고 좋아했다. 소원은 간절하지만 이루기 힘든 목표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귀향을 환영하는 플래카드에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장에 대해 여당이 대통령을 욕보이는 글이라며 항의를 했다는데 달을 문(文)으로, 영창(影窓)을 감옥으로 생각해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거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한 것 같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것처럼 뭔가 찔리는 것이 있기는 있는가 보다.
 
예로부터 민족 사명절은 설, 단오, 추석, 동지다. 그 중 추석이 가장 으뜸이다. 여름의 땡볕과 산골 물소리가 잦아들 때면 산천초목에 오색무지개 빛 단풍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뽐내는 절기. 청명한 하늘, 그런 추석의 달빛을 누군들 외면 할 수 있겠는가.
 
예년과 마찬가지로 고향 길을 달려가 조상 묘소에 머리를 조아리고 인사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재확산으로 찾아뵐 수가 없게 됐다. 마스크 쓴 얼굴로 찾아뵙는 것 또한 불경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불효자는 옵니다라고 할 정도로 정부가 공개적으로 만류할 정도의 급박한 시국이니 국책사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도 고향길을 나설 수 없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이번 추석은 방콕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조상들과 부모에게도 송구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명분이 있다. 이조시대에도 전염병이 창궐하고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조선의 군주도 추석제와 배릉을 과감하게 연기한 사례가 많다. 잇단 재변과 흉년에 굶주린 백성들이 안쓰러워 국가 예법을 거둔 군주가 많았다. 민유방본(民有邦本)에 철저했던 것이다. 인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것 자체가 인민 정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민심을 흉흉하게 만드는 재변은 수재와 한재, 기근과 역병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심지어는 개기일식과 월식조차 군주가 수기를 멀리한 징표로 여길 정도였다. 여름에 눈이 오고 겨울에 천둥이 치며 안개가 어둡게 끼는 것. 기괴한 별이 무리를 지었다가 혜성이 떨어지는 것이 변괴의 전형이었다. 그러면 군주는 죄인의 마음으로 종묘사직에 나가 머리를 조아리고 속죄의 예를 갖추었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대한민국, 도심은 자주 텅 비었으며 학교, 상점, 대형마트, 식당,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기를 번복하고 있다. 창궐하는 코로나19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시정을 덮치면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는 폭등한 집값에 놀라 세금을 인상하고 재난지원금 생색을 내느라 북 치고 장구 치면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 와중에 법무부 장관의 무치한 행동을 두둔하려는 청와대, 국무위원, 집권 여당이 무리지어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당연히 세간의 빈축을 샀지만 집권 정당은 엉뚱하게도 맞불 작전을 펼치며 케케묵은 미제사건을 들춰내며 법무부 장관의 사건을 희석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참으로 치졸하고 역겹다. 한편으로는 섬뜩했다.
 
상인과 기업인들은 아예 돈 벌 의욕을 상실한지 오래다. 국민들도 좌절감에 빠져 말조차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현 집권 세력은 무조건 다 이기려고 용트림을 하고 있다. 21세기 경제시민과 천지개벽한 21세기 자본주의를 무참히 깨고 사회주의로 바꾸려고 한다. 허물이 쌓이면 원망을 부르게 되고 원망은 재난을, 재난은 재앙이 되는데 안타깝게도 현 정권은 그런 허물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팔월의 가을 하늘은 저리도 푸른데 왜 국민들 마음은 먹구름처럼 어두워야 하는지 꼼꼼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늙은 부모들은 코로나19를 염려해 거리두기로 고향에 오지 말라고 했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주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수차 호소했지만 김포공항은 시간이 갈수록 인파가 몰려 5월 황금연휴를 방불케 했다. 고향을 가지 않는 대신 가족단위의 여행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 여행객은 “명절 스트레스 없이 이번엔 아예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며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 30일부터 10월 11일까지 2주간 추석 특별방역기간이 시작됐다. 거의 모든 다중시설 사용이 제한되고 고향 길에 들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포장만 가능했다. 웬만하면 모이거나 이동하지 말고 비대면으로 안부와 정을 나누라는 게 방역당국의 읍소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4일간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안정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방심할 상황은 아니다. 수도권 발생률이 80% 이상인데다 어디서 옮겼는지 모르는 환자도 여전히 전국적으로 2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맞이하면서 국내 휴양지 상당수 호텔이나 리조트 등의 숙박시설의 예약이 모두 끝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인천공항을 뺀 전국 공항 이용객수도 약 1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로 보아 정부의 특별방역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예로부터 추석날 보름달이 뜨면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 간절하지만 이루기 힘든 목표를 상징하는 의미라면 소망은 달성 가능한 목표를 바라보면서 온 힘을 다하는 실천적 의미가 짙은 단어기도 하다. 소망이 실천적인 만큼 환난은 필연이다.
 
신약성경 27편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집필한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룬다”고 기록했다. 결국 인내라는 실천적 고난을 통해 소망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소망의 절정은 어쩜 베드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광풍으로 요동치는 갈릴리 밤바다 위에, 두 발을 내디딘 자가 유일하게 베드로였기 때문이다. 오직 예수에게만 소망을 두지 않았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건이다. 베드로는 “내게 오라!”는 예수의 음성만 듣고 바다로 내려섰다. 그 덕에 그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물 위를 걷는 인간이 될 수 있었다.
 
믿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지만 추석 반짝 특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잔뜩 움츠러든 자영업자 등에겐 오아시스물이 될 수도 있다. 내몰릴 대로 내몰린 자영업자들 사이엔 예년과 다른 추석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가롭게 명절을 즐기기보다 조금이라도 손실을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연휴를 반납하고 가게 문을 여는 상인들이 늘기도 했다.
 
우리 국민들은 인내라는 실천적 고난을 통해 소망을 이루기를 소원했다. 그러나 만일 추석연휴가 끝난 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모처럼 맞은 특수가 헛일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추캉스(추석+바캉스)의 역설인 셈이다.
 
이미 지났지만, 놀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남의 건강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 해를 함께한 코로나19는 이제 우리에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영원히 코로나와 함께 동거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든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소망이다. 소망 속에 참고 살피며 한걸음씩 나아간다면 코로나 따위는 소리도 흔적도 없이 소멸돼 버릴 것이다. 우리 국민은 어지러운 정치도 인내하며 거짓 위정자에게도 침묵을 지키며 묵묵히 견디어 왔다.
 
엊그제 새벽하늘에서 별똥별로 추정되는 큰 물체가 떨어졌다. 거의 달만한 크기의 불덩어리는 하늘에 계시일지도 모른다. 이참에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달님은 영창으로” 그런 소원이 반드시 이뤄지기를 소망해본다.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잠언 18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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