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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통일 한반도 미래 위해 준비된 청년들이 필요하죠”

미래 통일 만들어갈 지혜로운 인재 키우는 연수 프로그램

한대의기자(duha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16 00: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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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5월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17기 참가자들이 통일문제와 남·북관계, 국제정치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반도의 미래는 통일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WLP·Washington Leadership Program)을 다녀간 멤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때 미래지향적인 꿈의 일부에 통일이라는 비전을 항상 포함했으면 좋겠어요. 비판적 사고로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이를 이끌어나갈 영향력이 있는 리더, 평범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통일에 대한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죠.”
 
독재·전체주의를 타파하고 자유와 권리가 존중받는 통일국가 만들어야
 
초여름 무더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스카이데일리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의 한 골목 어귀에서 미래 통일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찾았다. 눅눅한 습기마저 증발시킬 기세로 열띤 토론을 하고 있던 이들은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17기 참가자들이었다.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은 2003년 미국의 한인나눔재단(KASM·Korean American Sharing Movement)이 국내 숙명여자대학교와 함께 한반도 통일 리더를 준비시키기 위해 시작한 연수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초창기엔 남한 출신 학생만으로 운영됐다. 2012년부터 북한 출신 탈북 대학생들이 합류하며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비전에 대한 연구 및 교육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 2010년부터 KASM 대표직을 맡고 있는 나승희 대표와 국내에서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렬 회장(28), 임하경 부회장(27), 17기 참가자인 박수진 회원(25)의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미국 워싱턴D.C.(워싱턴)에서 이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나 대표와 영상통화로 만났다.
 
나승희 대표는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20년 이상 일해온 금융전문가이다. 그는 세계은행 퇴직 후 분단된 남·북한의 통일 준비를 위해 10여년 동안 인재 육성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
 
화상으로 만난 나 대표는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을 통해 남·북한 청년들이 세계를 보고 더 큰 비전을 꿈꾸기를 바라고 있었다. 타국에서 항상 고국의 청년들이 주인이 될 통일한반도를 그려온 그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남·북한에서 정치·외교적 능력을 발휘해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유능한 리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친구가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을 거쳐 갔어요. 배경도 달랐고, 전공 또한 달랐죠. 이들이 한국 사회의 곳곳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 해가며 변화를 이끌어나갈 때 우리에게 통일이 더 빨리 올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정치인, 정책전문가, 경제인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에 선한 영향을 주고, 정치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한반도 정치 현상에 대해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들이 필요하죠.”
 
나 대표는 통일 한반도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타파하고 자유와 권리가 존중받으며 각자의 의견이 존중받는 사회, 함께 잘될 수 있는 진정한 사회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반 대중의 의식수준을 높이고, 원리원칙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발굴돼야 하며, 이들이 선진화된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의 힘을 키우고, 깨어 있는 대중으로 만드는 일은 꼭 지도자들만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통일된 한반도라는 새로운 사회는 지혜로운 사회가 되어야 하며 몇몇 지도자의 역할보다 뛰어난 국민, 각자의 위치에서 국가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친구들 중에서 엘리트로 성장해 정치·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책결정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이 탄생하면 좋겠어요.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감정적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이롭게 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그런 리더로 성장하기를 항상 바라죠. 독재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을 항상 생각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앞으로 오게 될 통일한국의 주인이라 생각해요.”
  
▲올해 4월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17기 참가자들이 통일한반도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의 17기 박성렬 회장은 탈북 대학생이다. 그는 맏형 같은 포근함으로 이 조직을 이끌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프로그램이 취소된 이후 마음고생이 많았던 그는 올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코로나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열정이 넘치는 동문들과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끝내 지난해에는 미국으로 가지 못했죠. 물론 이번에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12명의 대학생이 연수를 떠날 수 있게 됐어요. 17기 회원들이 미국에서 정치전문가, 대북전문가들을 만나며 앞으로 한반도의 미래에 어떤 환경이 조성될지 많이 배우고, 좀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 회장은 2019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북 문제, ·-·미 간 외교문제 등을 항상 고민하던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정치전문가들과 만나 남·북통일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 또한 워싱턴의 시선으로 한반도 문제를 보다 넓고 깊이 있게 보고 싶었고, 이런 이유로 16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통일 준비를 왜 해야 하는지 알게 됐죠. 패권국가인 미국의 워싱턴에서 보는 시각은 한반도 통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줬죠. 미국과 중국, 일본이 얽힌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정치·외교적으로 실력을 갖췄을 때에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폐부로 느꼈어요.”
 
저는 이번 동문들도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시각으로 한반도 문제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들의 실력이 모이고 축적되면 앞으로 통일을 위한 해결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싱크탱크를 만들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이 한반도 전문가와 통일 리더를 키워가는 하나의 디딤돌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준비되지 않은 통일…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 있어
 
▲ 5월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17기 참가자들이 WLP오렌테이션에 참석해 한반도 전문가들과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임하경 부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 북한학을 복수전공한, 장래가 기대되는 청년이다. 그는 북한학을 복수전공하면서 담당교수의 추천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엔 그도 북한의 인권과 통일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지만 대학에서 북한에 대해 배우며 통일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저에게 통일 문제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죠. 처음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하면서 외교관을 꿈꿔왔던 저는 교양과목으로 북한학을 들으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북한 출신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그렇게 통일 문제와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졌죠. 이후 북한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저는 북한학 교수님의 추천으로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후 강대국들의 외교적 환경에 따라 돌아가는 남·북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어요.”
 
그는 남·북한이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한반도 통일은 우리의 힘이 아닌 미국과 중국의 결단이 필요한 국제정치 분야였다. 16기 프로그램 멤버로 미국에서 6자 모의회담에 참여한 그는 일본 측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국가의 이익이 우선이어야 하는 외교정책에 입각한 그의 관점은 6자 회담으로 결과를 내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한반도 통일은 각국의 이익이 얽혀 있는 문제여서 해결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문제였어요. 그래도 통일은 결국 이루어야 하는 우리의 의무이고, 그러기 위해선 먼저 우리 안의 통일을 하는 것부터가 우선이라 생각해요. 80년 가까이 분단이 됐기에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북한이지만 관심은 계속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수진 회원 역시 이화여자대학교 출신이다. 북한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선배들의 추천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통일에 대한 관심은 학부시절 대외활동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과 대화를 하면서 생겼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석사논문도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있던 북한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해 다뤘고, 이제는 통일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학부 시절 대외활동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과 대화를 하면서 통일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때 그분이 말하기를 지금 바로 통일이 된다면 본인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식의 말을 해 주었어요. 이유는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로부터는 ‘배신자’ 취급을 당할 것 같다고 했고, 또 남한에서는 여전히 ‘북한에서 온 외부인’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마냥 좋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통일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닥치면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런 계기로 저는 통일 준비와 통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후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북한학 수업을 듣게 됐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로운 부분들도 생겨났고, 그에 대한 해결책 등을 혼자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이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통일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들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어요.”
워싱턴리더십프로그램 17기 연수가 곧 시작된다. 국내에서 약 1년에 걸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이달 18일부터 워싱턴에서 정치인, 뉴욕 금융전문가, 대학의 한반도 연구가 등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는 본격적인 연수다.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이 모인 이곳 청년들의 모습은 이미 통일한반도 미래의 청사진과 같았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모자라면 채워주고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며 어울리는 이 모습들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통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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