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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살렸더니 파업”…HMM노조, 국민부담 ‘나몰라라’

HMM 노조 임금 25% 인상 요구…중노위 쟁의 조정 신청·청와대 방문

HMM 투입 공적 자금 3조원 이상·채권단 관리 상태…임금 인상 부담

최근 해운 운임·선복 부족 인한 물류난 심각…수출입 중소기업 타격 예상

기사입력 2021-08-11 14:30:00

▲ 최근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HMM이 파업으로 인해 상승세에 제동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고 있다. [사진제공=HMM]
 
HMM(구 현대상선) 노조가 파업을 불사하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비판을 사고 있다. 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HMM이 해상운임 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을 내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3조원 넘게 투입된 공적자금이 회수되지도 않고 있어 노조의 파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HMM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수출입 업체의 피해도 클 것으로 전망돼 비판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물류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까지 업무를 중단하면 선복 부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수출길 자체가 막혀 수출입기업 전반에 걸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HMM 노조 연봉 25% 인상 요구…전문가들 “임금 인상은 시기상조”
 
HMM 육상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3일 열린 HMM 해상 노조 3차 교섭도 결렬됐다. 해상 노조는 4차 교섭까지 진전이 없을 시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HMM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25% 인상을 요구했다. 회사 측 인상안인 5.5%와 비교해 격차가 크다.
 
만약 파업이 이뤄진다면 1976년 HMM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HMM은 지난해 말에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지만 중노위의 중재로 2.8% 인상안에 합의해 파업이 불발됐다.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던 HMM은 지난해 해운 운임 상승에 힘입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4132억원, 영업이익 980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2조428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조19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 실적이 될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기간의 불황을 딛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시기에 파업이 진행된다면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으로 인해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지난해 4월 가입한 글로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내에서의 신뢰도 추락으로 인해 향후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것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경우 디 얼라이언스 내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MM 관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HMM 노조는 그동안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동종 업계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았으며 장기간 임금동결을 감내해 온 만큼 적절한 보상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랫동안 적자를 보는 기업을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살려놨는데 아직 그 돈을 미처 회수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실적이 좋아지자마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가 완전히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상황인데도 파업을 불사하고 있어 국민부담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MM도 노조의 요구를 무작정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출자 전환과 영구채 직접 지원 등 HMM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을 크게 올리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HMM에 투입된 공적 자금만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HMM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24.9%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HMM의 실적이 개선됐다고 하나 아직 채권단 관리 상태에 있는 만큼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투입된 세금이 회수된 다음에 임금인상을 논의하는 것이 수순에 맞다”며 “지금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물류 대란…HMM 파업 위기에 수출입 기업피해 우려 일파만파
 
HMM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국내 수출기업들에도 타격이 클 전망이다. HMM은 국내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사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HMM이 우리나라 수출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이 물류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선 20척을 운용하고 있는 HMM이 파업으로 인해 업무를 중단하면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수출입 업체들은 유례 없는 물류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오랜 침체로 해운업계에서 적극적인 선박 발주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활성화에 따른 물동량 급증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선복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 사고 등으로 인한 주요 항만의 적체 지속, 내륙운송 지연, 컨테이너 부족 등으로 인해 전 세계 해운물동량의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수출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서라도 선복(화물을 싣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해상 운임도 폭등하고 있다.
 
컨테이너 해상 운송료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1000선을 유지했지만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4052.42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4000을 돌파했다.  
 
▲ HMM이 파업으로 업무를 중단할 경우 수출입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중소화주 지원을 위해 출항한 임시선박 포워드호. [사진제공=HMM]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해상운임 상승 원인과 중소기업 물류비 절감 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의 약 66%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중소 수출기업 대다수는 해상운송편을 이용하고 있다. 항공운송을 이용하는 품목은 주로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의약품 등 고부가 제품이거나 대기업 품목으로 해상물류 대란이 중소기업에 더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 애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73.4%였다. 65.4%가 해운 운임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33.1%는 선복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HMM이 지속적으로 중소 화주들을 위한 임시 선박을 출항시키고 있으며 이달 말부터 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협업해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을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파업 시 중소기업들의 손해는 눈더미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박병진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들은 오랫동안 사업을 하면서 관계를 지속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수출 루트를 확보하기 쉽지만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소량 수출을 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물류난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 sky_ccastle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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