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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지피지기 일본어

일본사람과 친해지기 어려운 이유는

묘한 거리감 느끼게 하는 ‘우치’와 ‘소토’ 문화 때문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9-24 10:30:17

▲ 이재훈 생활경제부장
일본인의 이중적 심리구조에는 다테마에(たてまえ, 建前, 겉내)와 혼네(ほんね, 本音, 속내) 말고도 우치(うち, 內, 안)와 소토(そと, 外, 바깥) 문화도 있다. 
 
일본인에게 우치와 소토는 원래의 뜻인 안과 바깥의 의미를 뛰어넘어 자신이 속한 가정, 회사, 학교, 단체 등은 ‘우치’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소토’다. 우치는 ‘우리’라고 하는 집단 문화를 나타낸다. 
 
일본어로는 집도 우치(うち)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집의 내부 구조가 벽이 아니라 후스마(ふすま, 나무틀을 짜 양면에 두꺼운 헝겊이나 종이를 바른 문)로 분리돼 있어 비쳐 보이거나 소리가 들리는 형태로 돼 있었다.
  
내부의 벽이 없고 외부의 벽은 두꺼운 집의 구조에서 우치는 ‘자신만의 편한 세계’이고 소토는 ‘거리를 두고 경계해야 하는 세계’로 구분하는 심리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라고 하는 집단과 우리에서 배제된 타인을 명확하게 나누고 있는 것이다.
  
일본사람은 남에게 친절하다. 그런데 친해지기가 정말 어렵다. 왜 그럴까. 배타적인 우치와 소토 문화 탓이다. 소토에게는 존경어와 겸양어를 써가며 깍듯하게 대한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마음의 벽을 쳐둔다. 
 
친한 듯하면서도 친하지 않은 듯한 묘한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우치에게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해도 연배에 상관없이 반말을 툭툭 던지는 게 일본사람이다. 
 
▲일본인의 배타적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우치(うち, 內, 안)와 소토(そと, 外, 바깥) 문화를 나타내는 도식. 일본은 와타시(わたし, 私, 나)를 중심으로 나와 관계가 있는 가족이나 친지, 회사 동료는 우치로 친밀감을 유지하고 관계 없는 사람은 소토로 규정, 경계 견제한다.
   
그럼 소토가 우치로 전환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인가. 기준은 서로 다르겠지만 친해졌다.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하는 일본인의 기준을 넘어서야만 비로소 안 사람(우치)으로 인식하고 그때부터 개인 사정을 이야기해주거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일본에서 좀 살다보면 개인주의 사회가 맞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업무적으로 사람과 만날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그밖에는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한다. 기본적으로 남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혼자 많이 다니되, 어딘지 표정이 밝지 않고 뭔가 근심이 가득해보인다.
  
그렇다고 개인주의만 득세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인의 집단주의도 대단하다. 일본인의 가정, 사회적 집단, 취미로 뭉친 동아리모임에서 ‘우리(われわれ, 와레와레)’라는 감정이 폭넓게 나타난다. 그곳에는 개인의 역할 의식이나 개성,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생각보다는 일체감, 귀속감, 동아리 정서 같은 것이 우위를 차지한다.
  
일본인은 몇 명만 모여도 저절로 일체감을 가진 집단이 되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동조적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삶의 방식이 일본인에게는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그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인은 조직체 안에서는 그 조직이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든 상관없이 구성원이 그 조직체에 융화되는 것이 선결과제다. 융화에 의해 ‘우리는 하나’라는 감정이 형성돼 ‘그곳 사람(소코노히토, そこのひと)’으로 인정받아야 활동이 가능하다.
  
가족 구성원 사이에는 애정의 끈이 강해 고집을 부리거나 싸움을 해도 그 끈이 끊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안도감’이 있다. 이 안도감과 집단의식의 비이성적 경향이 이어지면 자기주장을 무한히 펼쳐도 상관없다고 여기게 된다. 
  
우리라고 하는 ‘우치’ 집단의식이 집단 내부에 머물러 있을 때 ‘소토(外)’는 무관심한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토가 어떤 형태로든 우치에 작용하거나 소토에 작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우치에 생겨 집단의식이 바깥으로 향할 때에는 우치와 소토 사이에 긴장관계가 생기게 된다.
  
소토가 우치에 대해 융화적인 자세를 보이면 문제 없다. 하지만 동화를 거부하거나 적대적인 경우 우치는 배타적 감정, 우월감, 경멸감, 적의, 성냄 등의 집단 분위기로 변해 소토에 대해 공격적이 된다. 우치에 드높여진 집단의식은 구성원의 객관적 판단력을 억제, 소토를 공정하게 수용할 수 없게 되고 이를 배제하거나 파괴함으로써 우치의 집단의식은 더욱 강화된다.
  
일본의 우치와 소토 문화는 자국중심주의와 배타적인 문화를 낳았다. 일본은 우치에 관대하고 소토에는 배타적이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일본에게 있어서 소토 문화다. 독도를 자기 내 땅이라 우기고 위안부 문제를 사과하지 않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민족성이다. 우치를 존중하지만 소토는 백안시하는 게 일본의 이중성이다.
  
그러고 보면 일본 문화는 여유가 없다. 분위기 파악하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원리와 원칙은 칼같이 지킨다. 여백의 미가 없는 일본인. 어찌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모든 일에 철저히 지키는 원리와 원칙이 일본을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이끌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독선은 위험하다. 발전하려면 타산지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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