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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칼럼] 전두환에 발끈한 그들 왜 김정일·김정은 칭찬하나
북한 지도자에 대한 남한 정치 지도자들의 인식
조정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09 10:09:19
▲ 조정진 논설주간
공산주의 창시자 카를 마르크스는 1875년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해야 한다’는 사회주의 노동 분배 원칙을 천명한다. 그의 언설에 매료된 적잖은 지식인들이 공산주의 혁명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본성이 그리 착하지만은 않은 인간은 ‘요령껏 꾀를 부리고 최대한 많이 분배’ 받기 위해 투쟁했다. 마르크스의 일과 분배에 대한 전제는 처음부터 잘못된 셈이다.
 
공산주의의 이상과 한계는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 70년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치권력은 볼셰비키 혁명에 가담한 소수가 독점했고, 신진 관료 노멘클라투라가 특권 세력으로 자리잡았다. 그토록 해방을 주창했던 노동자와 농민은 여전히 ‘노동의 노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보다 못한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개혁)·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으로 이들을 쓸어내 마침내 허위·기만의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은 해체됐다.
 
우리가 북한으로 부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몽골인민공화국(1924~1992), 폴란드인민공화국(1944~1989), 불가리아인민공화국(1946~1990), 체코슬로바키아사회주의공화국(1948~1990), 헝가리인민공화국(1949~1989), 루마니아인민공화국(1947~1989), 독일민주공화국(1949~1990), 알바니아사회주의인민공화국(1946~1992)과 함께 소련이 세운 위성국가였다. 1956년 흐루시초프가 스탈린 격하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김일성은 철두철미한 소련 군정의 꼭두각시였다.
 
6·25 전범인 이런 김일성과 그의 아들 김정일, 그리고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을 숭배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에 있다. 그것도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치지도자, 성직자들 중에 꽤 있다. 소위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자들 중엔 상당히 많다. 모순 중에 이런 모순이 없다. 진실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이들 골수 공산주의자들의 말에 호응하는 자들의 정체는 뭘까. 여기에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이 있다.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은 2000년 2월 9일 도쿄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식견 있고 합리적인 판단능력을 가진 지도자”라고 말해 국민을 경악케 했다. 현대그룹을 압박해 천문학적인 현금을 바치게 하고 4개월 후 평양을 찾아가 김정일을 만난 그는 “김 위원장의 주한미군에 대한 견해를 전해 듣고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민족문제에 그처럼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계실 줄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일이 대북특사 임동원에 말했다는 ‘통일 이후에도 평화유지군의 성격으로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도 좋다’는 주한미군 지위변경을 거론한 말이다. 대북 억지수단인 주한미군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동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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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세계 공산당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 세습을 이룬 독재자다. 권력 장악을 위해 철학자 황장엽이 기초한 ‘주체사상’을 수령론 중심으로 왜곡해 김일성 우상화에 이용한 인물이다. 빈약한 후계 명분을 강화하기 위해 핵개발에 나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를 받게 하였고,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자 9억달러를 들여 주석궁을 미라궁전으로 꾸몄다. 호화 무덤 만드는 데 들어간 자금을 식량 구입비로 투입했더라면 총인구의 10분의 1이 굶어 죽는 참극은 없었다. 북녘 주민 30만명 안팎이 유랑자가 된 것도 이 즈음이다. 평시에 자국민을 이토록 많이 굶겨 죽인 지도자는 인류 역사상 없었다.
 
그런 자에게 ‘탁월한 식견’이 있고 ‘합리적인 판단능력을 가진 지도자’라고 한 김대중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의문이 그치지 않는다. 아직도 그를 기리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그가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며 1997년 10월 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 변명은 두고두고 회자하고 있다. “저는 일생에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거짓말 한 일이 없어요. 이것은 약속을 못 지킨 것이지 거짓말한 것은 아닙니다. 거짓말한 것 하고 약속했다가 못 지킨 것 하고는 다릅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19대 대통령 문재인의 북한 지도자관도 엇비슷하다. 문 대통령은 2021년 6월 23일 미국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에 대해 “매우 정직하며 강한 결단력을 가진 매우 열정적인 사람,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이에 대해 “역사는 이 발언에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타임지는 기사 말미에 “김정은은 자신의 삼촌과 의붓형을 죽인 냉혈한으로 처형과 고문, 강간과 장기간의 아사를 야기한 것을 포함해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주관했다”고 썼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낸 유시민은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추켜올렸다.
 
▲ 6·25 전범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오른쪽)과 손자 김정은. 세습 받은 권력을 사유화한 이들은 북한 주민에 철권통치를 자행하며,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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