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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의 도시인문학

시대를 감각하는 도시박물관

도시유산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탄생한 도시 박물관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커뮤니티 교류의 장으로 진화

지금 여기,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장소로 발전 기대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1-24 09:01:51

 
▲유영이 도시공간문화 전문 칼럼니스트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역사박물관인 프랑스 파리 카르나발레 박물관(Musée Carnavalet)이 5년간 개편 공사를 마친 뒤 올해 5월 대중에 공개됐다.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물관은 이번 개편에서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시 개편에서는 특히 프랑스 혁명 전시관의 그림 교체가 주목받았다. 왕정의 핵심인 루이 16세의 초상화가 아닌 파리 시민들을 상징하는 1789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그림으로 대체된 것이다. 박물관 이사인 발레리 기욤(Valérie Guillaume)은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는 민감한 파리 역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담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파리 역사에 대해 박물관이 제시하는 단 하나의 해석이 아닌 시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역사 속 사건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조르주 외제 오스만의 파리 개조 사업이 한창이던 19세기 말 등장했다.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위생 등 도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파리 개조 사업의 영향으로 도시의 많은 건물이 파괴되는 시기였다. 대규모 도시 파괴에 반대하며 파리 역사회 등 도시 유산에 대한 보존 운동이 시작됐고 파리시의 결정에 따라 그 노력의 결실이 파리역사박물관으로 맺어졌다. 그러나 박물관 건립은 모순적이게도 개발 찬성론자들의 옹호를 얻기도 했다. 대규모 공공사업 과정에서 박물관을 통해 도시의 유산이 수집, 보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 역사 보존과 또 다른 도시 개발 사이에서 도시 박물관은 도시 유산을 위한 장소로 등장했다.
 
▲1880년 개관 이후 16~20세기의 프랑스 파리를 보여주는 카르네발레 박물관. ©wikimedia commons
  
150여 년 전 사라지는 파리를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현재 파리의 역사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시품의 보존과 동시에 이를 통해 파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파리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파리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나아가 도시박물관은 이제 단순히 도시사의 보고라는 전통적인 역할만 수행하지 않는다. 사라지는 도시의 유형적 유산을 지켜내고자 했던 19세기 파리의 상황과는 달리 현재 도시 박물관은 다루어야 할 또다른 가치와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지역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의 장소로, 커뮤니티가 모여 더 나은 도시를 이야기하는 토론의 장소로도 진화 중이다. 건축물, 가구, 작품 등 유형적 도시 유산뿐만 아니라 놀이, 제도 등 도시의 무형적 유산에 대한 관심 또한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박물관의 이름에서도 나타난다. 201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박물관은 암스테르담 역사박물관에서 ‘역사’를 제외시켰다. 박물관의 상설전시 ‘Amsterdam DNA’는 연대기적 구성에서 벗어나 주제 중심의 이야기 구조로 도시의 역사를 선보인다. 기업가정신, 사상의 자유, 시민, 창의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전시 관람객들에게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를 각인시킨다.
 
또한 근래 도시박물관들은 전통적인 사원이라는 딱딱한 인식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포럼으로 자리하는 추세다. 현대 도시 및 사회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도구로 진화해 나간다. 관람객들 또한 도시의 역사를 교육받는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도시를 함께 기억하고 고민해나가는 능동적인 주체로 초대되고 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새롭게 할 것인가. 도시의 개발과 보존 사이의 끊임없는 물음이다. ©Viktor Forgacs
  
뉴욕시박물관(The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은 2016년 상설전시 ‘New York at Its Core’를 선보였다. 암스테르담과 마찬가지로 주제를 중심으로 역사의 주요한 사건을 다루며 도시의 정체성을 엮어나간다. 특히 도시의 미래 뉴욕을 함께 고민해나가는 ‘Future City Lab’이 주목할 만하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도시의 통계를 제시하고 주거, 환경, 이동 등 문제를 제시한다. 전시관은 시민들과 함께 뉴욕의 거리와 공원, 주거 공간을 디자인하며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장소로 운영된다.
 
20세기 교육적 기관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현재 박물관은 참여와 소통의 무대로, 공동체가 함께 이야기해볼 질문을 던지는 장소로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물관 또한 전시 대상을 맥락으로부터 분리해 전시장 안에 놓는 개념이 아니라 시공간의 맥락을 소개하거나 그 안에서 대상에 대한 논의를 출발하는 방향을 취한다. 이에 대해 박물관 학자 도미니크 폴로는 그의 저서 ‘박물관의 탄생’에서 일반적으로 박물관이 사물들을 전시하는 것은 어떤 임무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들이 사회적 성찰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거나 인식과 해석, 이해를 위한 기초 개념 제공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시간 속의 나, 역사 속의 우리 시대를 확인하고, 받아들이고, 의식하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박물관은 인간에게 ’시대감각‘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는 특유의 환경, 경관, 건물 등 요소에 따라 그 특성이 규정된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도시의 큰 변화 안에서 탄생한 도시박물관을 통해 우리는 당대 도시가 지향하는 가치를 읽을 수 있다. 이곳에 누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아보는 것 이상으로 지금 이 시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을 나누는 광장으로 작용하는 것. 삶의 장소가 만들어진 이야기를 듣고 내 이웃과 함께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도시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도시박물관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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