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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탄핵은 공화정에 대한 반역자를 파면시키는 제도다

헌법과 공화국 수호 위해 헌법 반역한 공직자 파면

박근혜 탄핵은 권력분립 원리의 중대한 흠결 드러내

‘적에 의한 자국민 피살에 모르쇠’ 등 文 탄핵 사유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12 10:24:57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우리 헌정사에서 대통령의 탄핵절차는 두 차례 진행됐다. 두 차례 모두 정파적인 음모와 권력 다툼 차원에서 탄핵소추와 심판이 이뤄졌고, 그 내용은 근대 공화국의 탄핵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위헌적인 것이었다.
 
“탄핵제도는 일정한 고위직 공무원에 대해서 형사소추가 어려운, 또는 형사소추처럼 오랜 시간을 끌어서 그 직위를 유지하게 할 경우에 헌법침해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그 직위에서 해임시키거나 파면시키는 제도이다. 고위공직자의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서 각국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선화, <미국 대통령탄핵제도와 사례분석> 국회 입법조사처, 2020.1.20.)
 
다른 사람을 강제하는 능력인 권력을 가지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인정욕구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할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공화국의 고위 공직자도 사람인 이상 이런 권력남용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공화정의 근본 원리에 근거하여 고위 공직자에 의한 헌법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탄핵제도다.
 
전제정체처럼 왕의 권능은 신으로부터 받았다는 왕권신수설에 의한 권력이나, 귀족정체처럼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세습권력이 아니라, 근대 공화정의 권력은 시민들 간 합의된 규범에 의해 시민 스스로 자신의 주권 일부를 위임해주었기 때문에 생기는 권력이다. 바로 그 합의된 규범이 헌법이고, 그 헌법을 침해한다는 것은 곧 공화정에 대해 반역을 자행한다는 의미이다. 탄핵 제도는 공화정과 헌법에 대한 반역을 막기 위한 제도이다.
 
미국의 탄핵제도
 
근대적 탄핵제도는 14세기말 영국에서 그 기원을 찾는 것이 보통이나, 집행부 수장인 대통령 탄핵제도는 공화주의 나라 미국 헌법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탄핵제도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공화국에 대해 반역하거나 공화정의 원리, 즉 헌법에 반역하는 공직자를 파면하여 헌법과 공화국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과 부통령 및 연방정부 공직자(civil officers ; 주로 법관)들의 탄핵사유는 ① 반역죄(treason), ② 수뢰죄(bribery), ③ ‘고도의’ 일반범죄(high crimes and misdemeanours) 등 3가지다. (연방헌법 제2조 제4항).
 
반역죄(treason)는 “합중국에 대하여 전쟁을 일으키거나, 또는 적에게 가담하여 원조 및 편의를 제공할 경우”에 성립하고, “연방 의회는 반역죄의 형벌을 선고하는 권한을 가진다”라고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연방헌법 제3조 제3항 1,2호). ‘2명의 증언이나 법정에서 본인의 자백으로’ 반역죄는 확인되고,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의회에서 선고하여 즉각 직무배제 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역죄의 시급성 때문에 그런 헌법을 둔 것이다.
 
두 번째 수뢰죄(bribery)는 까다롭게 해석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의 탄핵사유인 수뢰죄는 공직자 개인의 재산상 이익을 얻기 위하여 받은 뇌물 때문이 아니라, 연방으로서 합중국의 단결을 훼손할 수 있는 외세에 의한 매수 등을 가정하고 탄핵사유로 규정한 것이다. 이것은 연방국가로서 미국의 건국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인들은 연합(confederacy) 형태로 식민 종주국 영국과 장기간 독립전쟁을 수행했다. 연합에는 집행기구가 없었고 각 주에서 선출한 의원들로 구성한 대륙의회가 군대를 소집하여 전쟁을 수행했다. 중구난방 지도부 때문에 어렵게 전쟁에서 이긴 후 헌법을 제정할 때, 미국의 건국자들은 활기찬 정부를 가진 연방 국가를 건국하기로 합의했다. 외세의 개입으로 연방 내부가 분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만일 아메리카가 전혀 결속되지 못하거나 또는 공수연합의 허약한 관계에 의해서만 결속된다면, (각 주들이나 연합들이 외국 각국들과 맺은) 그런 각 동맹들이 서로 적대하고 반목함에 따라 아메리카도 점차 유럽 정치와 전쟁의 치명적인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며, 분열된 아메리카의 각 지역들 사이의 파멸적 분쟁 탓에 강대국들의 계략과 음모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분할통치(devide and command)는 우리를 미워하거나 두려워하는 모든 국가의 표어임에 틀림없다.” (알렉산더 해밀턴, <페더럴리스트> 제7번 논설)
 
연방공화국의 단결을 깨는 외세의 계략과 음모는 연방 공직자를 상대로 뇌물을 먹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수뢰죄를 탄핵사유로 규정한 이유이다. 단순한 뇌물이 아니라 외세와 결탁하여 나라를 분열시키는 뇌물이 탄핵의 대상이므로, 지금까지 4번에 걸친 미국 대통령 탄핵소추 때 수뢰죄는 한 번도 탄핵사유로 등장하지 않았다.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은 세 번째 사유인 ‘고도의’(high) 일반범죄에 관한 것이다. 너무 광범위하여 대통령의 집행권을 위축시킬 염려가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대통령의 일반범죄 위반 자체가 아니라, 그 범죄과정에서 사법방해죄나 의회방해죄를 구성할 때 그것을 탄핵사유로 삼는다. 권력분립의 원리 등 공화정의 근본원리를 위배하여 헌법을 침해하는 반역을 탄핵사유로 삼는다는 것이다.
 
클린턴 탄핵에서 르윈스키와 불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미국인들은 “르윈스키 문제는 힐러리의 문제지 미국의 문제가 아니다”고 가볍게 일축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특별검사의 질문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고 교묘하게 답변하여 위증이라는 사법방해죄를 회피하였다. 미국은 공화국에 대해 반역하거나, 헌법에 대해 반역한 공직자를 파면시키려고 탄핵제도를 도입했고, 감성팔이가 아니라 반역 개념을 중심으로 탄핵 여부를 판단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탄핵절차를 악용한 쿠데타다
 
특정 이념 정치세력들과 자칭 보수 정치세력들 일부가 결탁하여 자행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는 헌법정신에 맞지 않은 점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단원제인 대한민국에서 특정 정당과 정파적 이익에 매몰된 다른 정당의 일부세력이 결탁하면 행정부의 수장을 쉽게 탄핵소추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박근혜 탄핵은 권력분립 원리에 대한 중대한 흠결을 보여준다. 더구나 부통령제가 없는 현실에서 헌법 제65제 제3항에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 된다’ 고 미국과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탄핵에 관한 입법미비 사항이다. 그래서 대통령 탄핵소추는 더욱 신중하게 의결했어야 했는데, 당시 국회는 정파적 이해에 사로잡혀 스스로 헌정질서를 어지럽혔다.
 
정파적 이해에 휘둘리기 쉬운 국회와 달리, 헌재는 미국의 상원처럼, 탄핵사유가 헌법정신에 부합하는지, 국회 탄핵소추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졌는지 신중히 심리했어야 했다. 우리 헌재는 공화주의 선진국 헌법기관의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부끄러운 탄핵심판을 하였다.
 
지난 박근혜 탄핵의 경우, 특정세력들이 헌재를 에워싸서 겁박하고, 야당 대표인 문재인 등이 ‘만약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지 않으면 혁명 밖에 없다’ 라고 위협한 것은 ‘반란을 선동하는 것’(incitement of insurrection)으로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본다.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여 중공 팔로군 사열, 진박 감별하여 공천 개입 등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역으로 볼만한 사유가 있었는데도, 그들은 왜 굳이 “국정농단” 죄로 탄핵했을까?
 
김정은과의 9.19군사합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 정권 변호, 동맹은 흔들고 중국과 북한에 굴종하는 행위, 적에 의한 자국민 피살에 모르쇠 하는 행위 등 문재인 대통령의 행위는 모두 “적에게 가담하여 원조 및 편의를 제공할 경우”인 반역의 탄핵사유가 된다고 본다. 또 드루킹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법 개입 등은 헌법 침해의 반역에 해당한다.
 
세계 어느 나라 법률에도 “국정농단” 죄목은 없다. 탄핵 이후 박근혜의 입을 막아야 하는데 국정농단 죄로 형사 처벌할 수 없으니 뇌물죄로 기소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삼성이 제3자에게 제공한 말 3마리 이용권이 과연 뇌물인가. 재벌기업인들에게 스포츠 재단에 출연금 권유한 것이 외세와 결탁하여 국가를 분열시키는 수뢰죄로서 탄핵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권유로 재벌총수들이 특정 스포츠 재단에 출연금 낸 것을 수뢰죄로서 탄핵사유로 삼은 것은 공화정에 대한 반역을 탄핵하는 제도의 본래 취지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총수들을 이끌고 주적인 북한까지 가서 투자하라고 ‘권유’한 것은 명백한 탄핵사유라 볼 수 있는데, 국회는 왜 탄핵소추 하지 않는가?
 
공화정과 그 정체의 핵심인 헌법을 지키기 위한 제도가 탄핵제도이다.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의 판단 근거는 반역 개념이다. 특정 정파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여 현 대통령이 저지르는 반역 행위를 외면하는 것은 입법부의 헌법 상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입법부 전체에 대한 탄핵 사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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