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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의 개인주의 시선
질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소중한 개인의 삶을 온전히 살아 내는 방법
남들 따라 마구 뛰다 허망하게 추락할 수도
배민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7-12 09:01:49
 
▲배민 숭의여고 역사교사·치과의사
사람들은 쉽게 질주한다. 물론 살다 보면 질주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목표가 명확해지면, 그리고 그 목표에 대해 내면의 확신이 서면, 최선을 다해 질주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도 없고, 목표가 있어도 그 목표에 자신이 제대로 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은 그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쉽게 질주한다.
 
별 생각 없이 질주해 버리거나, 애초부터 아무 생각도 없이 덮어 놓고 질주하곤 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통제력을 잃어 버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뜻한다. 
 
공부를 하고 장사를 하고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우리는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나름대로 ‘적응’해 나가려고 노력한다. 각각의 영역에는 각각의 룰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독특한 삶의 방식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 각각의 영역에 파묻혀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 전체를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기 쉽다. 
 
너무나 잘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탓에 우리 자신을 잃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는 데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 우리는 몰두해서 일하도록 자극받는다. 여기에는 승진, 사람들의 인정, 보너스 등과 같은  여러 인센티브가 작용한다. 또한 그러한 자극에는 질책·소외·배제 그리고 해고 등 채찍적인 요소가 포함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절벽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살아간다. 
 
물론 자신을 절벽으로 내모는 조직이라 할지라도 그 조직과 자신을 완전히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면 상관없기도 하다. 이는 사실상 자신 스스로를 절벽으로 내모는 상황인데,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절벽으로 내모는 것에 대해서는 딱히 하고 싶은 말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 만의 가치의 우선 순위를 가지기에, 타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는 상황을 인식조차 못한 채 절벽으로 스스로 내달리며 살아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절벽을 향해 내달린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는 것하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모두가 질주하니까다. 다른 사람들 모두 질주하고 있는데 나만 여기서 서 있을 수는 없잖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질주하는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지 않고 그저 질주하는 모습. 이는 그 끝에 있는 절벽에 다다랐을 때 십중팔구 추락하고 마는 결과를 맞이한다. 스스로 그 길의 끝을 알고 절벽에서 자신이 도약해서 하늘로 날아 올라 저 바다를 훨훨 날 수 있다고 믿어도 추락할 확률은 반반인데, 남들이 달려간다고 자신도 그저 질주하는 것이라면 그 절벽의 끝에는 허망한 추락만이 기다릴 뿐일 것이다. 
 
적응하려는 노력과 함께 절실하게 요구되는 자질은 스스로 사고하는 노력일 것이다. 물론 후자는 전자보다 훨씬 힘든 노력이다.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기 전에는 스스로 사고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사람들은 자신이 매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는 것, 즉 행복하다거나 만족스럽다·편안하다·우울하다·불안하다·화가 난다·분노가 치민다 등등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사고’하는 것과 다르다.
 
많은 사람이 최근에 와서 힐링을 찾고, 위로와 격려를 제공하는 내용의 책들이 넘쳐 나는 것은 사람들이 감성적인 면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제목의 책을 서점에서 본 적이 있다. 내 책보다는 당연하게도 훨씬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을 그 책의 제목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책의 저자처럼 많은 사람이 이제서야 질주를 멈추고 있구나 하는 생각. 질주를 하면 당연히 지치게 된다. 오늘 내일만 그렇게 질주할 거라면 상관 없지만 우리의 삶은 길다. 
 
하지만 열심히 살고 안 살고가 본질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의미 부여한 목표를 향해 질주한다면 그것은 그리 나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의미를 단순한 순간의 감정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이성적으로 사고하여 나온 답에 의하여 결단을 내린 결과라면 그 결과가 추락이든 비상이든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질주를 하기 전에 혹은 질주하는 중간에라도, 멈추어 서서 스스로 생각해 본다면 의식 없이 질주하는 결과를 피할 수 있다. 멈추어 서서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그것을 왜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가? 즉,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그것이 왜 하고 싶은 걸까? 
 
포장된 현실과 질주하는 분위기 속에서 문득 멈추어 서서 내가 서 있는 길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나를 둘러싼 상황의 진정한 본질을 읽어낼 수 있다면, 속절 없이 무의미한 질주를 하면서 인생을 소진하는 결과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생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모든 개인의 삶은 그 자체가 이 우주 전체와도 맞바꿀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의미를 가지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절벽으로 질주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비상을 꿈꾸든, 그저 잘 적응해 내기 위해 질주하든, 절벽 끝까지 그저 한번 걸어 가 보는 것이 목표이든 우리는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매일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짧은 게 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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