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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생활명상 즐기기
혼자서 미소 짓고 있으면 “당신은 회복 중”
자기 체험과 관찰을 동시에 이행하는 심리 기능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29 08:55:57
 
▲ 김성수 작가·마음과학연구소 대표
혼자서 미소 지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런 미소를 지을 때 무슨 생각을 하는가. 어떤 기억이나 기대로 인해 미소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연인과 곧 만날 시간이 다가와서, 생각지도 않은 보너스가 입금되어서, 동창들과 골프 칠 기대 때문에, 미소가 번질 수도 있다. 그 어떤 이유로든, 입술 끝이 양 방향으로 상승하고 눈꼬리에 깊은 주름이 잡히는 미소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두뇌의 입장에서는 왼쪽 전두엽 부분의 신경회로가 역동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fMRI로 보는 왼쪽 전두엽의 활성화는 행복한 기분이거나 깊은 명상 중에 일어나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삶 속에서 ‘미소’의 비중은 하찮고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다. 당신은 다음과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08년 우리나라의 어느 대기업 브랜드 관리실에서 ‘웃음에 관한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조사했다. 20~50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그 조사에서 그들은 하루 평균 10회 웃고, 한번에 8.6초 정도 웃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년을 산다면 평생 30일 정도 웃는 셈이다. 반면에 걱정하고 근심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6분. 80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0년 이상을 걱정 근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30일 대 3650여일. 한국인의 웃는 시간과 근심하는 시간을 단순 비교한 수치다. 이 숫자를 눈여겨보면 한국인의 화병(火病)이나 우울증 같은 신경성 질환이 왜 갈수록 극심해지는지 짐작이 간다. 당신 또한 어쩌면 100가지 근심·걱정을 하는 동안에 딱 한 번 미소 짓거나 웃을지도 모른다. 즉, 당신이 이 순간 혼자서 미소를 짓는다면 100대 1의 경쟁률을 극복한 사건이 되는 것이다.
 
‘미소=좋은 일’이라는 유전자 공식 통용
 
웃음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몸과 마음이 마른 가지처럼 뻣뻣하다는 의미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국을 방문한 서양인이 맨 먼저 놀라는 게 사람들의 굳은 표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문제는 우리의 내면 상태다. 자신을 향한 ‘미소’의 생리적·심리적 효용에 대해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고 있는 듯하다.
 
미소는 ‘자신이 웃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는 상태’이다. 당신의 얼굴에 미소를 떠올려 보라. 양쪽 입술 끝이 위쪽 뺨을 파고들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육체적 감각’을 인지할 것이다. 지금 해 보니 어떤가? 미소는 구체적 대상이나 생각 없이도 만들 수 있다. 골프 스윙 연습하는데 꼭 트레이너가 있어야 하는가. 그냥, 양 입술 끝 올리기를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미소짓기 연습을 하다 보면 보너스도 있다. ‘나홀로 미소’는 자기 체험과 자기 관찰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 준다. 당신은 미소의 체험자이자 관찰자이다. 즉, 혼자서 빙그레 짓는 미소는 그 자체로 가벼운 명상 체험이다.
 
혼자서 미소짓기. 처음 해 보는 것이 아닌데도 새삼스레 신기할 수도 있다. 내 몸에 이런 기능이 있었다니. 왜냐하면 미소를 짓는 순간 몸 전체의 긴장이 휘발되는 체험을 하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입술 끝 근육을 위로 살짝 올렸을 뿐인데 어깨나 가슴 근육이 편안해지는 현상을 경험한다. 
 
더 신기한 것은 이 상태에서 당신을 짜증나게 한 사람이나 기억을 떠올렸을 때이다. 어떤가. 그때는 죽을 것 같았던 갈등도 미소 지으며 바라보니 재밌는 게임 같지 않은가. 근거가 있다. 인류는 이미 ‘미소=좋은 일’이라는 등식을 수만 년 전부터 몸의 유전자 공식에 심어 두었기 때문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가 맞다. 그럼에도 당신은 불평할 수도 있다. ‘어떻게 혼자서 웃는단 말야!’ 물론이다. 당신을 늘 웃게 하는 환경과 사람이 있으면 무슨 문제겠는가. 웃기는 웃되 의무감으로 웃는 상황은 오히려 더 위험하거나 마음의 흉터를 만들기도 한다.
 
심리학계는 ‘미소’를 두 종류로 분류해 놓는다. 하나는 17세기 프랑스 심리학자 기욤 뒤센이 발견했다 하여 ‘뒤센의 미소’고, 그 반대편에 있는 게 ‘팬암 스마일’이다. 뒤센의 미소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려면, ‘젖먹이 손자에게 양손을 내미는 할머니의 표정’을 떠올리면 된다. 
 
‘팬암 스마일’은 팬 아메리카 에어라인 직원들의 ‘억지 미소’가 심리학 용어로 등재된 경우다. ‘억지 미소’는 내면과의 극심한 인지부조화를 유발하고, 이는 당연히 구토나 우울증, 불면증 등 갖가지 병증으로도 드러난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난 지 며칠 안에 배우지 않아도 미소 짓는다. 3개월 내에 소리 내어 웃을 수 있다. 이렇게 웃는 뇌를 fMRI로 살펴보면 뇌의 좌반구가 활성화 된다고 한다. 
 
깊은 명상에 들어간 티벳 수행승들의 뇌에서 나타난 현상이 ‘좌측 전두엽 피질의 활성화’이다. 주의집중력·통제력·안정감 등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당신은 타고 나기를, 미소 덩어리였고 명상 자체였다는 근거가 잡히는 듯하지 않는가.
 
이런 천부적인 행복의 영토를 무엇이 빼앗아 갔는가. 그 영토 회복을 위해서라도, 일단 입꼬리를 올리고 윗니를 드러내면서 미소 지어볼 일이다.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타인에게 보여주는 미소는 연습이고, 나 혼자서 즐기는 미소가 실전이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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