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우건설, ‘흑석2구역’ 수주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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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입찰 포기했던 대우건설, 재입찰 참여 유력… 변수는 ‘클린수주’
‘공공재개발 1호’ 상징성… 금리인상 시기에 수익성 보장 가능성 ↑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04 14:49:48

2차 시공사 입찰 마감일을 하루 앞둔 흑석2구역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이하 흑석2구역)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 격인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는 5일 15시까지 입찰을 받은 뒤 16시 입찰서를 개봉할 예정이다. 10월 중 합동 설명회를 거쳐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다.

이 사업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99-3 일대 4만5229m²에 지하 7층~지상 49층, 1216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하는 ‘공공재개발 1호’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용산구 한남2구역과 함께 하반기 수주 ‘최대어’로 꼽힌다.

앞서 4월 있었던 1차 시공사 입찰에선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하면서 ‘경쟁입찰 요건 미충족’ 사유로 유찰됐다. 당시 입찰 직전 대우건설이 조합 집행부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후 집행부와의 갈등을 푼 대우건설은 재입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금리인상 시기에 SH가 사업비를 조달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의 안정성과 완화된 용적률, 준강남권이라는 이점들이 부각되면서, 6월 재입찰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던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유력한 건설사 후보는 삼성물산이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 브랜드 ‘래미안’ 등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1차 입찰 당시에도 다수의 조합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만약 이번 재입찰에서도 단독 입찰하는 상황이 생기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삼성물산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과 유력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대우건설 역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중흥그룹에 인수돼 몸집을 키우고,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조합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변수는 ‘클린수주’ 여부다. 대우건설은 소속 홍보기획사 직원들이 토지 등 소유자에게 식사와 금품을 제공했다며 조합 일부로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피고발된 상태다.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이관받은 동작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대우건설 측은 “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제는 개별로 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입찰 마감을 앞두고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흑막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물산 역시 올해 초 흑석2구역에 홍보관을 조기에 설치했다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고 철회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흑석2구역의 경우 용적률을 599%까지 적용할 수 있고, 현재 업황까지 고려하면 시공사에게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해줄 수 있다”면서 “입지도 좋고 ‘국내 공공재개발 1호’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어 재입찰에선 경쟁입찰 구도 형성이 유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