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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 최창영 신한대 교수
“메타버스 이끌어가는 건 기술 아닌 인문학”
기술 발전해도 이정표 되는 건 인간 본질과 감수성
행복에 대한 가치판단 제대로 할 수 있는 철학 필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4 00:05:02
▲ 최창영 신한대학교 교수는 메타버스 시대에서 인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 중심의 사회였던 중세 봉건 사회가 르네상스를 이끌었잖아요. 중세의 종교관이 무너지며 자본주의·개인주의·합리주의가 탄생했듯이 지금의 팬데믹도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 거예요. 4차산업 혁명·메타버스 시대·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이런 것들이 새로운 바람이죠. 이런 걸 깨닫고 나서부터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어요.”
  
확장 혹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주된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도 메타버스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적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메타버스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을 만나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상상력… 인간 본질에 대한 사고 필요해요”
 
신한대학교 에벤에셀관 영어클리닉에서 최창영 교수를 만났다. 영문학 박사인 최창영 교수는 동국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미국 Maselle 대학에서 국제영어교사 과정을 수료했다. 최 교수는 한국대학영어교육학회 이사, 교육부 학과평가위원, 교육부 운영위원, 영상영어교육학회 이사, 한국번역학회 이사를 역임하는 등 국내 영어교육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최창영 교수는 처음에는 전공에 맞춰서 영어 교육과 영미 문학 등을 연구했다. 그러던 중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미래 학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최 교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 대학의 미래 비전과 역할’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하고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메타버스에 대한 기본 교육을 하고 있다.
 
“지금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잖아요.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면 중세 봉건 제도가 무너진 계기가 14세기에 유럽을 휩쓴 페스트였어요. 유럽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죽었던 전염병인데 페스트 때문에 사회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진보의 계기를 가지게 된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최창영 교수는 현재 신한대 인공지능 언어기반 인문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문학이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분야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물었다.
 
“파파고나 구글 번역 시스템을 예로 들어 볼게요. 예전에는 번역이라고 하면 통·번역 대학원에 많이 의존했죠. 그런데 지금은 기계 번역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기계 번역의 수준도 기존의 통계 기반 번역에서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번역으로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고 정확도가 높은 번역을 제공하고 있고요. 인문학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거죠.”
 
▲ 최창영 교수는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의 상징이었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는 인문학이 없었다면 애플도 없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처럼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계속해서 나왔다. 그러나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온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의 입지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 교수에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물었다.
 
“후배들에게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드는 게 저도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렇게 하면 취업이나 할 수 있을까 하면서 한탄하는 소리를 자주 들어요. 인문학에서 공학 쪽으로 진로를 바꾸는 학생들도 많이 봤고요 그렇지만 인문학을 천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인문학적 상상력이에요.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그 기술이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건 인문학적 상상력이에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게 있거든요. 인간의 본질·감수성에 대한 이해가 바탕에 있어야 해요.”
 
최 교수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문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것이 돈벌이로 연결되는 지금의 기조와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인문학적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도 그렇고 같이 뜨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도 그렇고 이를 경제적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요. 기업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주가를 올리려고 하고 사람들은 메타버스나 NFT 간판을 건 기업 주식을 사서 일확천금을 노리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테라·루나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요. 바보 같은 일이에요.”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부유해지면서 더 많이 가지고 누릴 수 있게 됐는데 정작 자신이 행복한 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이럴 때 필요한 게 인문학이에요. 행복에 대한 가치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철학이 있어야 하죠. 기술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으니 인문학이 기술을 리드해야 한다고 봐요.”
 
“메타버스는 현재 진행 중… 굳이 올라타지 않아도 이미 타고 있어요”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떠오른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메타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최 교수에게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메타버스를 한마디로 말하면 아바타를 매개로 가상과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거예요. 예전에 싸이월드를 생각하면 웹상에서 아바타를 사용하면서 일촌 맺기·파도타기·미니홈피 꾸미기 같은 걸 했죠. 이런 식으로 웹상에서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하는 게 메타버스예요.”
 
최 교수는 이제는 메타버스 시대가 왔다고 할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에 인류가 옛날의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 최창영 교수는 국방과 메타버스를 연계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사진 제공=한국군사학회]
  
 
“메타버스를 모르시는 분들도 TV에서 보셨을 거예요. 예를 들면 대학에서 메타버스에 똑같은 강의실이나 운동장을 만들어서 메타버스 입학식을 했다거나, 기업에서 신입 사원 연수나 박람회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BTS가 메타버스를 통해 공연하거나 블랙핑크가 메타버스 팬 사인회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죠.”
 
“몇 개 더 예시를 들어 보면 코로나19 때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실시했을 때도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업무가 진행됐어요. 원격 의료 같은 것도 한 예라고 할 수 있고요. 대학 강의를 보면 ‘유니버시티 에브리웨어’라고 해서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도 그 학교의 강의를 선택해 들을 수 있고요. 메타버스는 인류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있어요. 그러니까 굳이 어떻게 메타버스에 올라탈지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이미 우리의 삶에 녹아 있거든요.”
 
최 교수는 이미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는 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의 활용이 가능하며 일부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방부·국회국방위원회·과학기술정부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방위사업청·육·해·공군 본부 등이 합작해 추진하는 메타버스 국방 교육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 군사에 관련된 것이 있어요.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아직도 아날로그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고 있잖아요. 아직 공개하기 전이라서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만약 군인들이 직접 싸우지 않아도 무기 시스템을 망가뜨리거나 하는 식으로 살상 없이 전쟁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또 다른 건 환경을 살리는 메타버스에요. 유명한 여행지나 관광지에 사람이 몰려들면서 환경이 파괴되고 있잖아요. 가상 현실을 활용해서 직접 가지 않더라도 그곳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기술의 발전이 지구를 살리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고 하지만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하고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진짜 같은 가상 현실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현실이 아니라는 것은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최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사실 각 개인이 아날로그를 더 선호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아까 말한 메타버스 관광도 직접 가서 만져 보는 게 더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핸드폰으로 가상 회의 같은 건 활용하잖아요. 우리가 인정하지 않아도 이미 메타버스 세상에 살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해요.”
 
최 교수는 그 누구보다도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메타버스 전문가라고는 하지 않는다. 메타버스가 진행되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고 앞으로의 파급 효과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제가 이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저도 메타버스에 대해 전부 알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내일이라도 언제 어느 곳에서 예전에는 없었던 새롭고 놀라운 것이 만들어질지 몰라요. 메타버스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저도 계속 노력하고 공부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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