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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면역의 핵심인 ‘등’, 가벼운 자극으로 큰 효과 얻기
등을 잘 풀면 면역 기관인 장부가 건강해진다
목·등을 자주 풀어 주면 눈·코도 시원하게 열려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9-29 11:29:13
 
▲ 강윤희 몸마음챙김학교 대표
어린 시절 필자는 자주 속탈이 났다. 걸핏하면 체해서 명치가 꽉 막힌 느낌과 함께 위장이 콕콕 쑤시거나 속이 부글부글했다. 그럴 때면 할머니나 부모님이 등을 두드리고 쓸어 주셨다. 등의 중간 쯤 척추 옆을 손가락으로 누르기도 하셨는데 어느 부위에서는 너무 아파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도 했다.
 
다시 잡혀 어쩔 수 없이 등을 맡기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끄윽~”하며 트림이 나오고 이어서 속이 한결 편해졌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나와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등을 두드리면 왜 속이 풀리는지 그때는 이유를 몰랐으나 몸 공부를 하면서 생리학적인 메커니즘을 알게 됐다. 우리 선조들은 오래 전부터 등과 장부의 관계를 활용하는 법을 자녀를 돌보며 경험으로 터득했던 것이다.
 
등을 두드리고 지압하고 쓸어 주는 자극은 척추관 안에 있는 척수신경의 흐름에 좋은 영향을 준다. 척추관이란 목뼈(경추)에서 꼬리뼈(미추)까지의 등뼈, 즉 척추 뼈 안의 공간으로 척수신경은 그 공간에서 두뇌와 장부 간의 교신 역할을 한다.
 
등을 두드리고 풀어 주면 바로 이 척수 신경의 기능과 역할을 돕게 된다. 척수신경에서 나간 자율신경이 오장육부로 연결되는데, 자율신경이란 우리 몸의 기본 생명 활동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시키지 않아도 제 할 일 알아서 하는’ 신경이다. 이 자율신경이 척수신경과 장부 사이를 오간다는 것은 이들의 관계가 ‘면역’에 직결된다는 뜻이다. 성인은 면역세포의 70~80%가 장에서 생기고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요가를 비롯한 심신수련 분야에서는 오래 전부터 장(臟)을 ‘배 속에 있는 뇌’라고 하여 한자로 ‘배 복’자를 써서 ‘복뇌(腹腦)’라 불러 왔다. 이제는 현대의학에서도 장을 ‘제2의 뇌’로 보고 ‘장 신경체계’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몸은 면역 관점에서 볼 때, 놀랍게도 뇌가 최소한 세 개나 된다. 머리에 있는 두뇌, 등에 있는 척추 뇌, 배 속에 있는 ‘장(臟)’이라는 뇌, 이 세 가지의 뇌는 ‘신경’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는 오케스트라로서 ‘면역’이라는 교향곡을 완벽히 연주해 낸다. 인체의 신비다.
 
특히 등은 두개골에 싸여 있는 두뇌와 배 속 장부들과 달리 바깥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 선조들은 ‘속 편하게 하는’ 해답을 당신 손으로 직접 다룰 수 있는 등에서 찾았을 것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로 국내 1호 자연치료전문병원 원장이자 ‘등면역’의 저자인 서재걸 박사도 이 점을 강조한다. “등에 면역의 핵심이 있다. 등은 몸의 중심축이자 면역의 열쇠다. 무엇보다 등은 면역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두뇌와 장에 비해 바로 볼 수 있고 감각할 수 있기에 더 유용하다”라며 등을 풀고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몸마음챙김 교실에서는 십수 년간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등을 풀고, 바른 자세를 교육해 왔다. 등을 구부정하게 하여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등근육이 굳어지고 약해져서 ‘등 면역 기능’을 잃어 버린다. 등을 자주 풀어 주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건 등을 통해 면역의 보고인 장을 건강하게 돌보는 근본적인 해법이다.
 
수강생들이 폼롤러나 나무 제품, 다양한 테라피용 볼(ball)과 같은 도구를 등에 대고 뒹굴다보면 처음엔 아프다며 울상을 짓기도 한다. 그러다가 차츰 등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가장 먼저, 많이 나타나는 반응은 졸음이다. 
 
이는 경직된 몸이 풀리면서 이완 신경 통로가 열린 결과다. 식사 후에 등 풀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은 소화가 잘 된 것을 경험한다. 속이 더부룩했던 사람은 속이 편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도구가 등을 두드려 주던 할머니의 손이 되어 준 덕분이다.
 
“갑자기 눈이 시원해졌어요”, “코가 답답했는데 뚫렸어요!”라는 피드백은 등과 연결된 뒷목과 머리 뒷부분까지 풀었을 때 나오는 반응이다. 목과 머리 사이 구역은 눈·코·입·귀로 가는 신경 통로이기 때문이다. 목뼈 1번은 척수 신경의 맨 위쪽 끝이다. 한마디로 근육 풀기는 ‘신경 풀기’다. 굳어진 근육이 신경을 잡고 있으면 신경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굳은 등을 방치하면 몸의 여러 기관과 장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자주 등을 자극하고 바르게 세워 보자. 전문 도구가 없다면 테니스공이나 아이들 장난감 공도 좋다. 잠자리에서 해도 유익하다. 매일 도구 위에 누워 뒹굴거리다가 잠들면 꿀잠 예약이다. 휴일 아침, 기상 직후에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꼼꼼하게 뒷목과 머리·등을 풀며 하루를 시작해 보라. 면역력 증진은 물론이고 즉각적인 ‘찐’ 재충전도 경험할 수 있다. 서서히 만성 통증도 물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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