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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김건희 여사가 약탈문화재 송환운동에 나선다면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1-21 09:40:37
 
▲ 정창옥 길위의학교·긍정의힘 단장
# “그대는 서역이 멀다 한탄하고 나는 동쪽길이 멀다고 탄식한다. 길은 거칠고 폭설이 쌓이는데 험한 산골엔 도적떼 날뛰는구나. 새는 날다가 가파른 절벽에 놀라고 나는 굽은 나무 의지해 힘들게 넘나니, 평생 눈물 한 번 흘리지 않았건만 오늘은 하염없이 떨어진다.” 신라의 혜초가 다섯 천축국을 답사하고 그 나라의 종교·정치·문화 등을 기록한 왕오천축국전에 소개된 시().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힘듦을 토로하며 눈물 속에 지은 것으로 프랑스가 소장 중이다.
 
# 하나의 화폭에 현실세계와 도원세계가 공존하며 현실은 정면에서, 도원은 부감법(위에서 내려다 봄)으로 그려 현실경과 이상경이 공존하는 지상낙원. 세종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본 내용을 화가 안견이 3일 만에 무릉도원으로 그린 것이다. 거기다 안평대군의 제서와 발문은 물론 신숙주·박연·김종서 등 당대 문사 20여 명의 찬문이 곁들여져 글과 그림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서화합벽(書畫合壁)몽유도원도는 일본에 있다.
 
#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렸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이 중건할 때까지 300년 동안 방치되었다. 그런데 석가탄생도석가출가도에 그려진 경복궁은 불타기 전에 그린 것이라 역사문화가들은 환호한다. 더욱이 독실한 불교 후원자였던 어머니 소혜왕후를 기쁘게 하려고, 성종이 아들 연산군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그렸다는 석가탄생도와 출가도는 기념비적 궁중 발원도이자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서 제작된 불화들의 모본이 되었다. ‘석가탄생도는 일본 후쿠오카에, ‘석가출가도는 독일 쾰른에 있다.
 
# 야스쿠니신사에는 북한 길주에서 약탈한 북관대첩비가 소장되어 있다. 2005년 한국 시민단체와 북한 불교도연맹이 공동으로 반환을 촉구했으나 일본은 비석은 북한 길주에 있었던 것이니 남북이 통일되면 돌려주겠다며 희안한 논리로 거절했다일제 강점기 한국 문화재 3대 약탈자는 이토 히로부미·가루베 지온·오구라 다케노스케이다. 가루베 지온은 도굴꾼이자 일본인 교사로서 공주와 부여에서 백제시대 1000여 기의 고분에서 도굴한 유물을 일본으로 밀반출했다. 그가 약탈한 유물과 문화재로 구성된 백제 가루베컬렉션은 독보적이다.
 
▲ 북한 길주에서 약탈해 현재는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있는 ‘북관대첩비’. 일본은 “비석은 북한 것이니 남북이 통일되면 돌려주겠다”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필자]
 
▲ 일제강점기 경부철도 대구출장소 경리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조선에서 일본으로 약탈해 간 오구라컬렉션 중 우리나라 국보급 문화재인 ‘백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사진 제공=필자]
 
경부철도 대구출장소 경리로 온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조선인들을 이용한 고리대금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는다. 그리고 약탈과 도굴을 일삼으며 엄청난 양의 문화재를 모았다. 창녕과 합천에서 약탈한 금동 유물과 금관총, 전남 광양에서 약탈한 통일신라시대 금동팔각사리탑 등 5000여 점의 문화재 중 1000여 점은 일본으로 반출하고 다행히 4000여 점은 한국이 압수했다
 
오구라는 뻔뻔하게도 1964년 인터뷰에서 자신의 것이니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현재 오구라컬렉션에는 백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통일신라 금동비로자나불입상’ ‘조선 대원수 투구’ ‘가야금관등 한민족 역사에 획을 긋는 문화재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일본 측은 개인 수집품이란 이유로 반환목록에서 제외시켰다.
 
1980년대 아프리카의 대기근으로 피골이 상접한 여성과 아이들의 퀭한 몰골이 전 세계의 언론을 타자 무려 19000억 원의 후원금이 걷혔다.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기부 효용성을 최대한 얻고자 한 빈곤 포르노의 전형이다
 
12일 캄보디아를 방문한 운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심장병을 앓고 있는 14세 소년을 안아 주고, 어머니의 눈시울을 닦아 주는 모습을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빈곤 포르노’라며 저격했다. 그렇다면 장 의원은 이희호 여사도, 오드리 햅번도, 김혜자도, 안젤리나 졸리도 저격한 것이다. 이는 인류애를 겨냥한 기획된 확인 사살이자 온정과 나눔의 심리를 도굴한 정치적 약탈이다.
 
하지만 김 여사에게 부디 정치적 공략에 휘둘리지 말고 더 큰일을 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천년을 빼앗긴 약탈문화재가 머나 먼 타국에서 울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2009년 미술전시 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했다. 2012년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을 시작으로 2013년엔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2014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점핑 위의 러브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때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관람해 큰 이목을 집중시켰고, 2016년엔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한 마크 로스코전이 그해 전시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남편 내조를 위해 코바나컨텐츠를 폐업하며 경력 단절 여성이 되고 말았다.
 
문화재 유출 경로는 일제 강점기 밀반출, 친일 조선인 선물, 인사동 골동품상 유출 등 크게 세 가지다. 현재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는 169000여 점으로 추정된다. 김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반환받는 데 앞장선다면, 경력 단절이 아닌 경력을 살리는 것이며 문화재반환 외교전문가로 자유 대한민국의 찬란한 문화 유산을 되찾는 K문화재 슈퍼 유니콘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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