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돌리기 스트레칭 전에 손 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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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가장 쉬운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전략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2-22 09:10:53

손목 관절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럴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손목 운동은 ‘손목 돌리기’다. 관절을 돌려 주면 관절이 부드러워지는 스트레칭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간단한 기본 운동도 주의해서 해야 한다. 일상적으로 손목 관절에 무리를 주는 환경이기 때문에 ‘돌리기’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손목 돌리기를 할 수 있으려면 우선 그럴 수 있는 관절 조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수년 전, 몸마음챙김 교실에서 간단한 몸풀기용 스트레칭을 안내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악’하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30대 중·후반쯤 돼 보이는 한 남성이 손목을 붙잡고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손목이 뻐근해서 손목을 돌렸는데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에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이 남성의 직업은 신용카드사의 카드 디자이너였다. 장시간 컴퓨터 마우스를 사용하여 섬세하게 이미지 디자인을 하는 일이라 손목이 굳어 있었던 것이다. 최근 컴퓨터 사용 연령이 앞당겨지고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이것이 몇몇 직업군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보는 사무직 종사자들이라면 누구라도 피할 수 없다.

요 근래에 추가된 손목 통증 유발 원인이 있다.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으로 인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한 몸인 상태를 일컫는 ‘호모 모빌리언스(Homo Mobilians)’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24시간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은 컴퓨터 못지않게 손목을 혹사시키는 주범이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손목 질환이 남성보다는 여성, 여성 중에서도 중년 세대에서 많았다면 요즘은 젊은 층도 종종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고 있다.

이 외에 집안일을 무리하게 하거나 직업적으로 손목이 꺾인 상태에서 일을 하게 되는 경우, 테니스처럼 손목에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에도 안전하지 않다. 국내의 휘트니스화 된 요가 동작을 무작정 따라하다가 손목을 다치는 경우도 상당하다. 팔에서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붓기 십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손목 관절 질환은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터널’이란 손목 내부에 원형의 띠처럼 생긴 ‘가로손목인대’를 말한다. 이 인대는 팔에서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가닥들을 싸고 있다. 마치 터널처럼 좁아지는 부위이기 때문에 부은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 손목인대를 절개하는 수술도 각오해야 한다.

손목을 건강하게 하는 기본 습관, 손 털기

이런 상황에서 손목 돌리기는 신경을 압박하여 오히려 통증을 유발하거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앞에서 소개한 신용카드 디자이너의 경우가 바로 그 사례다. 손목에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라도 마찬가지다. 손목을 자주 쓰고 있다면 스트레칭 전에 먼저 손목을 쉬게 해 주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은 틈틈이 손을 털어 주는 습관으로 손목을 지킬 수 있다.

‘손 털기’란 글자 그대로 손을 털어주는 동작을 말한다. 동양 전통의 기(氣) 수련법인 기공(氣功)에서는 손 털기가 준비 체조 단계에 포함된다. 요가에서도 웜업 단계 기본 동작 중 하나다. 손목 질환 예방을 위한 손 털기로는 2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첫 번째는 일반적으로 하는 손 털기로 팔꿈치를 조금 구부린 채 손을 좌우로 흔드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서서 손을 아래로 내린 다음 팔꿈치를 접었다가 손을 아래로 던지듯이 팔꿈치를 쭉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는 팔꿈치를 살짝 구부렸다 폈다하는 동작을 가볍게, 빠르게 하여 결과적으로 손을 터는 동작이 되게 할 수도 있다. 이때 손가락과 손목의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 이 방식은 손목뿐만이 아니라 팔꿈치·손가락 관절 사이의 공간도 넓혀 주어 팔 전체의 혈액 순환을 돕는다.

서서할 때 하체는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골반을 조금 뒤로 빼는 자세가 좋다. 팔이 아래위로 흔들릴 때 골반과 다리도 같은 리듬을 타면 온몸이 흔들리는 걸 알 수 있다. 전신 이완 운동이 된다.

손목의 컨디션이 안 좋을수록 두 번째 방법을 권한다. 이미 손목에 탈이 난 경우에는 손목 관절이 가능한 한 꺾이지 않는 게 안전하기 때문이다. 아직 손목 상태가 괜찮다면 두 가지 방법을 골고루 해 보고, 손을 힘차게 털수록 좋다.

앉아서, 서서, 심지어 걸어 다닐 때도 손을 털어 보자. 손목 관절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면 이어서 손목 돌리기 스트레칭을 하면 된다. ‘손 털기 후 손목 돌리기’ 세트로 안전하게 운동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새해 목표에 ‘손 털기’라는 목록 하나를 추가한다면 다가오는 ‘계묘년 토끼해’엔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질 것이다. 나의 일상이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은가.

강윤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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