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 CS 직원 보너스 지급 중단… 실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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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임직원 실직 가능성도 커… 노조 “수만 개 일자리 위협” 주장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2 13:36:21

스위스 정부가 21일(현지시간) UBS가 인수하기로 한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에 직원들에 대한 상여금 지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이번 인수로 조직 개편이 이뤄져 대규모 실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위스 재무부는 이날 연방법에 따라 이러한 급여 관련 조치를 설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스위스 금융당국과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19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위기설에 휩싸였던 CS를 약 32억5000만 달러(약 4조1000억 원)에 UBS가 인수도록 결정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미 지급을 결정했거나 진행 중인 상여금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처리되겠지만 향후 상여금에 대해선 지급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지난해 이미 승인된 상여금에 대해 지급을 차단할 계획이 없다며 금융 위기를 일으키지 않은 CS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선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CS는 갖은 추문과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장에서 불신을 샀다. 탈세 혐의로 미국 의회와 법무부의 수사를 받았고, 지난해 6월에는 마약 밀매조직의 돈세탁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혐의로 스위스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프랑스에서도 돈세탁·사기 등 혐의로 수사 받으며 결국 2억3800만 유로(약 3300억원)를 지불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

투자 실패도 이어졌다. 2021년에는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미국인인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내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기도 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8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CS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갖가지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CS가 최근 3년간 지급한 합의금과 보상금만 총 40억 달러(약 5조2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때 1조 달러(약 1310조 원)를 넘었던 CS의 자산은 현재 5800억 달러(약 760조 원)로 줄어들었다.

한편 이번 인수 여파로 스위스에서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합병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질 경우 상당수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UBS와 CS의 임직원 규모는 글로벌 기준 약 12만 명, 이 중 스위스 국내에만 3만7000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S의 스위스 근무자 1만7000명과 투자은행(IB) 부문 근무자 1만7000명의 실직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스위스노동조합총연맹(SGB)은 이날 성명을 내고 “수만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 노조인 스위스은행원연합회(SBPV)도 “많은 일자리가 위험해졌다”면서 CS 소속 직원들이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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