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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K-반도체 수출 고난길
美·日 반도체 규제와 中 보복 조치에 韓 기업 긴장감 고조
日, 23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 사실상 中 견제
산업부, “우리 기업에 미치는 日 영향 제한적… 장비 차질없이 도입”
中,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 수출 금지… “日 협력 없어 단호한 조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4 14:00:00
▲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바라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사진). 대통령실 제공
 
지난달 일본 정부가 20여 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일본은 군사적 전용을 막는 조치로 설명했으나 우리 정부와 업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동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7월부터 이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미국·대만 등 42개 국가를 빼면 수출할 때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중국 수출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업 규제 등으로 4(···대만)’ 동맹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이에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반도체 규제 동참산업부 영향 제한적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23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관련 제품 제조장치와 메모리 적층에 필요한 에칭(etching·식각) 장치 등이 포함됐다. 향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7월경 시행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대상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적으로 첨단 반도체 장비의 군용 전용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기존 수출통제 대상이 아니었던 일부 품목을 허가대상에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통제 대상 확대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160여 국가에 수출할 경우에는 좀 더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게 된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고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지만, 이로써 일본은 미국과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단행하게 됐다. 이번 조치로 우호국을 비롯한 42개국·지역 이외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할 경우에는 경제산업성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정책 기조에 합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허가 없이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네덜란드 역시 지난달 초 국가 안보 보호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수출을 금지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통제 조치가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 기업들은 기존에도 일본의 수출통제 절차에 따라 장비를 차질없이 도입해 왔으며, 이번에 추가된 품목들도 군용 전용 방지가 목적인 만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 또한 세부 품목을 면밀히 분석해 우리 소부장 경쟁력 강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성된 양국 수출통제 당국 간 협의의 환경을 기반으로 수출관리 정책대화 등을 통해 우리 기업에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일본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도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로부터 장비 수출 규제에 대한 1년간 규제 유예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은 안심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보복 조치나서는 희토류 자석 제조기술 수출 금지 카드 만지작
 
하지만 일본에 맞서 중국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일본이 내놓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강화 방침에 맞서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 신화망(新華網)과 홍콩 동망(東網)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늦게 긴급 성명을 내고, 일본이 반도체 제조장비 관련 23개 품목의 수출 관리를 공표한 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에서 상무부는 중국이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이자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의 최대 수입국인데, 일본의 조치로 세계 공급망 안정은 물론 중·일 양국의 기업이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자 간 반도체 산업 협력을 방해하겠다고 한다면 중국은 자국의 권리와 국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 일본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 조치로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섰다. 완성차 등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중국 정부는 전기 자동차(EV) 및 풍력 발전용 모터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에 대해 이 같은 자국 권리와 국익 보호 등을 이유로 수출을 금지하는 카드를 만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5일 중국 정부는 중국 수출 금지·수출 제한 기술 목록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개정안에는 희토류를 활용한 고성능 자석 네오짐사마륨 코발트등을 추가해 제조 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새로 담겼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올 1월말 종료했으며, 연내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희토류를 활용한 자석은 전력과 자력을 이용해 회전을 일으키기 때문에 전기차 모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뿐 아니라 항공기, 로봇 등 산업기기와 휴대전화, 에어컨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네오짐 자석 생산량의 84%를 차지해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사마륨 코발트 자석의 경우에는 90%가 중국산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를 책임지고 있다. 희토류 자석의 공급이 끊기면 업계 및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요미우리의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중국 희토류 자석 의존도가 거의 90%에 육박한다. 이에 우리 완성차 등 기업들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중국을 대체할 이렇다 할 수입처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기술에 이어 광물 자체에 대해서도 제한을 둘 수 있어 우리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면 원자재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업계는 원가를 높일 수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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