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머독과 소송합의에 찰스 3세 개입”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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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엘리자베스 여왕 허락 받아” 진술
“찰스왕, 카밀라 왕비 대한 우호적 여론 원해”

김연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6 17:32:12

▲ 2018년에 찍힌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오른쪽)과 찰스 왕 부부의 모습. 가디언=게티이미지 뱅크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둘째 아들인 해리 왕자가 법정에서 찰스 3세가 언론재벌 루버트 머독 산하 신문사인 ‘더 썬’과의 법적 소송에 개입했다고 말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더썬’을 상대로 고등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법정에서 찰스 왕이 2019년 언론들을 상대로 한 소송을 중단하라고 그에게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나는 버킹엄 궁전으로 소환됐고, 모든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적 조치를 중단하라는 구체적인 요청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법적인 절차를 통해 머독의 언론사로부터 사과받을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러한 사건을 찰스 왕이 훼손시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7년 머독의 신문사를 상대로 전화 해킹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과 그의 형인 윌리엄 왕세자가 적극 지지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윌리엄은 머독의 뉴스UK에 사과를 요구하는 결정에 대해 이해하고 지지해줬다”면서 ”윌리엄은 할머니에게 허락을 구하라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곧바로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말해 허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승낙을 받은 해리 왕자는 왕실 변호사들을 통해 머독의 신문사인 뉴스 UK의 최고경영자(CEO) 레베카 브룩스와 뉴스 코퍼레이션 CEO인 로버트 톰슨에게 사과를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신 비서인 샐리 오스만은 해리 왕자에게 “군주의 이름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돕겠다”면서 그의 법적 대응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머독의 신문사는 해리 왕자의 결혼식 직전에 “여왕과 왕실 가족에게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왕자는 머독의 신문사가 사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영국 왕실과 신문사 고위 간부들 사이에 이뤄진 비밀 거래 때문이라며 윌리엄 왕세자가 2020년 해당 언론사로부터 도청 문제를 덮는 조건으로 비밀리에 막대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찰스 왕이 소송에 개입한 이유는 ‘더썬’이 찰스 왕의 왕위 계승과 카밀라 왕비의 역할을 지원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와 왕실 가족들은 더썬이 카밀라 왕비와 찰스 왕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를 하기를 바란다”면서 “카밀라가 영국인들에 의해 여왕의 배우자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더썬을 포함한 언론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주 기자 y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