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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기 이후 유행한 위스키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위스키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행보도 발전하고 있다. 이에 실제 위스키 판매 매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5월1일 오후 남대문 시장에 위치한 수입 주류상가를 찾았다. 남대문 주류상가는 위스키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어 위스키 매니아들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지하에 있기 때문에 ‘남대문 던전’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남대문 주류 상가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명해졌다. 근로자의 날 휴무로 남대문 시장에 사람이 구름같이 모여든 가운데 위스키 매장에서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남대문 시장에서 위스키를 구매한 오주현(32·가명) 씨는 “근로자의 날이라 출근 안 하는 김에 ‘득템’ 하러 왔다”며 “친구들한테 추천받은 위스키가 있어서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가 퍼지고 ‘하이볼’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위스키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1분기 위스키류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2% 증가한 8443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1분기 최고 기록이다. 전에 분기 기록으로도 지난해 4분기(8625t)에 이은 역대 2위다.
지난해 1분기 4738t이었던 위스키 수입량은 2분기 6451t, 3분기 7224t를 기록하며 급상승했고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8000t를 넘어섰다.
위스키 수요가 많아지면서 위스키 가격 또한 올랐다. 남대문 시장에 방문한 김수완(36·가명) 씨는 “코로나19 이후 위스키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랐고 남대문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며 “어떤 술들은 오히려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는 게 더 쌀 때도 있어서 남대문 시장의 메리트가 줄었다”고 말했다.
남대문 주류 상가에 있는 가게들은 정해진 가격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술을 고르고 가격 흥정을 해야 한다. 직접 위스키 가격을 흥정해 봤다. 인기 위스키 브랜드인 ‘잭 다니엘’과 ‘조니 워커’를 사겠다고 하자 대부분의 가게에서 각각 4만3000원·5만3000원을 불렀다.
남대문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술은 이미 가격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격이 정해져 있다고 봐도 된다”며 “가격 흥정이 의미가 있는 것은 국내에서 즐기는 사람이 적은 술이나 다른 가게에는 없는 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주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남대문 주류상가에 위치한 매장들과 다른 주류 구입처의 가격을 정리한 ‘남대문 주류상가 가격표’가 꾸준히 작성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에는 인터넷 검색도 쉬워지고 저렴한 가격을 원하고 행동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가격 표시 의무가 없는 가게라도 마음대로 가격을 매기기 힘들다”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직접 정가를 정해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도 늘어나는 위스키 수요에 맞춰 주류 매장을 단장하고 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주류 매장을 방문했다. 와인·일본주·전통술 들과 함께 위스키·리큐르·럼 등도 취급하고 있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주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치즈 등 안주거리를 같이 판매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셰이커 등 칵테일 제조 도구·주류 외에 칵테일에 들어가는 재료들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 방문한 이주헌(35·가명) 씨는 “예전에는 멀게 느껴졌던 술들인데 요즘에는 마트에서 사서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지점마다 차이가 있다고 들어서 다른 동네에 있는 마트로 원정을 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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