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해외여행 금융피해…“해외 사용 안심 설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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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해외여행 카드 도난·분실 관련 소비자 행동요령 발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6 13:26:45

▲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부정사용 건수·금액은 각각 2만1522건, 64억2000만 원으로 전년(1만7969건, 49억1000만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A씨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직원으로부터 카드 단말기가 멀리 있다며 카드를 건네줄 것을 요청받았다. 그는 의심 없이 카드를 인도했으나 직원은 카드 결제 전 고객의 카드 정보(카드번호·유효기간·CVC)를 유출했다.

#. B씨는 동남아 여행 중 마사지업소에 방문해 가방과 지갑을 탈의실에 보관했다. 마사지를 받는 중 범인은 탈의실에 보관된 B씨 카드의 IC칩을 바꿔치기한 후 공(空)카드에 입혀 귀금속 숍에서 거액을 카드로 부정사용 했다. 카드사도 정상거래로 간주해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의 감시망에서도 벗어났다. B씨는 본인의 카드에 IC칩이 단순 손상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카드로 결제하다가 결제일이 돼서야 부정사용을 인지하고 카드사에 신고했다.

카드 도난·분실·복제와 같은 해외여행 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출국 전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하라는 금융당국의 조언이 나왔다. 또 해외여행 중 카드 분실 시 즉시 신고하고 카드 뒷면에 서명하며 직접 카드결제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부정사용 건수·금액은 각각 2만1522건, 64억2000만 원으로 전년(1만7969건, 49억1000만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내외 여행수요 확대에 따라 도난분실에 의한 부정사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의 경우 국내 대비 사고발생 시 대처가 용이치 않다는 점을 노려 갈수록 사고액이 커지고 있고 사기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건당 부정사용액은 해외 129만 원·국내 24만 원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금감원은 “올해에는 대체공휴일·휴가철 등을 이용해 해외여행자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외 부정사용 피해도 증가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소비자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카드 정보탈취에 따른 부정거래’가 있다. 해외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에서 카드 결제를 빌미로 실물카드 인도를 요청한 후 카드정보를 탈취해 카드를 부정사용하는 사례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반결제가 용이한 점을 노린 범죄 수법이다. ‘카드 도난에 의한 부정거래’ 사례도 있다. 범인들은 카드 회원 또는 카드사의 FDS 감시망을 피해 범행이 이뤄지도록 IC칩 탈취 등 교묘한 수법을 통해 카드를 부정사용 한다.

‘카드 복제에 의한 부정거래’도 잦다. 실물카드 상 마그네틱선 복제가 쉬운 점을 노려 다양한 수법으로 복제기를 사용해 카드를 위변조하는 것이다. 일명 ‘스키밍 수법’이라고도 불린다.

일례로 프랑스에 간 C씨는 범인들이 편의점 등 사설 ATM기의 투입기에 복제기를 심어놓은 것을 모른 채 ATM기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범인들은 C씨 카드의 마그네틱 선을 복제한 후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각지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카드를 부정사용했다.

▲ 금감원은 주요 소비자 피해사례로 카드 정보탈취에 따른 부정거래, 카드 도난에 의한 부정거래, 카드 복제에 의한 부정거래 등을 꼽았다.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소비자 행동요령을 당부했다. 우선 출국 전 해외사용안심설정·출입국정보활용동의를 신청할 것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해 카드 사용국가·1일 사용금액·사용기간 등을 설정할 경우 해외 각지에서 거액 부정결제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며 “또 해외출입국정보활용에 동의하면 출국 기록이 없거나 입국이 확인된 이후에는 해외 오프라인 결제를 차단해 카드 부정거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도난분실에 의한 부정사용이 부정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사고 발생 즉시 카드사에 카드 정지·재발급을 신청하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소비자로서는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금감원은 “출국 전 카드사 앱을 다운받고 카드분실신고 전화번호를 메모해두면 빠른 신고에 도움이 되고 결제알림 문자서비스를 신청하면 카드 승인내역을 문자로 제공해 부정사용 발생 시 회원이 조기에 인지 대처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또 카드 부정사용의 경우 회원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카드사 전액 보상이 이뤄지고 본인 과실 정도에 따라 보상이 차등 적용 중이므로 소비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당부했다.

금감원은 “카드 뒷면에 반드시 서명하고 해외여행 시 가족 명의 카드를 챙겨가는 경우를 삼가라”며 “결제편의를 위해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행위, 카드회원의 뒤늦은 분실신고로 인한 부정사용은 보상률이 낮아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카드결제 과정은 스스로 확인하고 카드 복제 및 정보 유출 등을 예방하기 위해 해외 사설 ATM기를 사용하지 말 것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사기범의 조작이 가능한 해외 사설 ATM기 사용을 최대한 삼가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카드를 타인에게 맡기지 마시고 카드 결제는 반드시 본인 눈앞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