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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갑부구단’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에 대승을 거두고 첫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UCL) 챔피언 등극에 1승만 남겨뒀다.
맨시티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UCL 준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베르나르두 실바의 멀티골을 앞세워 통산 15번째 정상을 노리던 레알 마드리드에 4-0으로 크게 이겼다. 10일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긴 맨시티는 1, 2차전 합계 5-1로 앞서 결승행을 이뤘다.
맨시티는 AC밀란을 합계 3-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한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과 다음 달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빅이어(UCL 우승컵의 애칭)’를 놓고 격돌한다.
맨시티는 첼시에 져 준우승에 그쳤던 2020~21시즌에 이어 2년 만에 두 번째로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UCL 잔혹사’를 끝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의 왕족 만수르에 인수된 뒤 EPL에서 6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호로 자리매김했으나 UCL 무대에서는 좀처럼 정상에 서지 못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UCL 우승을 2차례나 지휘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2016년 사령탑으로 앉힌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UCL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레알 마드리드만 만나면 더 작아졌다.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무릎을 꿇은 경험만 2차례였다.
지난해의 경우 4강전에서 합계 5-3, 2점 차로 앞섰으나 후반 45분과 46분 연속골을 얻어맞아 5-5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카림 벤제마에게 페널티킥 골을 맞아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이번 압승으로 징크스를 확실하게 털어냈다.
맨시티는 EPL 선두를 달리고 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다음달 3일)에도 올라가 있어 트레블(3관왕) 달성에 한발 다가섰다. 유럽 프로축구 클럽대항전을 제패하려는 구단주 만수르의 ‘꿈 ’을 이룰 절호의 찬스다.
EPL 구단이 트레블을 이룬 것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1998~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통산 15번째 UCL 우승 도전을 멈춘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 트로피를 하나 수집하는 데 그쳤다. 라리가에서는 FC바르셀로나가 우승을 확정한 상태다.
이날 맨시티는 전반전 완벽한 경기력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전반 23분 케빈 더브라위너의 침투 패스를 골 지역 오른쪽의 실바가 가까운 쪽 골대를 겨냥한 강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13분 뒤에도 실바가 골 맛을 봤다. 일카이 귄도안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튀어 오르자 실바가 재차 헤더를 시도해 2-0을 만들었다.
후반 36분에는 더 브라위너의 프리킥 크로스에 이은 마누엘 아칸지의 헤더가 레알 마드리드 밀리탕의 몸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는 공식적으로 아칸지의 골로 기록됐다. 맨시티는 후반 46분 필 포든의 침투 패스에 이은 훌리안 알바레스의 쐐기골로 결승행을 자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 역전패한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독약을 삼킨 기분이었다”며 “(트레블에) 더 가까워졌다. 즐거움과 기쁨이 반복되는 시즌이다. 우리를 지켜보는 전 세계의 팬들도 행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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