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벤처 투자로 새 성장동력 확보에 강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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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사들(서울 성북구 성북동)]-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1 18:01:30

효성그룹의 모태는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이 1966년 설립한 화학섬유 제조업체 동양나이론으로 당시 화학섬유업은 진입 장벽이 높아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었다. 조 선대회장은 향후 미래 가치를 내다보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기술로 대체하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 1967년 나일론 원사의 타이어코드지를 생산을 추진했다. 마침내 1968년 울산공장에서 타이어코드지 558t 생산을 시작하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1970년 한일나이론 인수합병 후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와 토프론, 1980년 효성바스프, 198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1987년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과 효성데이타시스템 등을 연이어 설립해 기업을 확장했고 1984년에는 효성건설을 흡수합병했다.

1996년 사명을 동양나이론에서 효성T&C으로 바꾼 뒤 1998년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을 합병해 지금의 효성그룹으로 거듭났다.

조 선대회장이 1984년 별세하자 삼형제에게 계열 분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장남 조석래 전 회장이 모체인 효성그룹을, 차남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를, 삼남 조욱래 회장이 대전피혁(현 DSDL)을 맡았다.

이후 조석래 명예회장이 장남 조현준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1968년 고향인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효성그룹 회장은 학창 시절 전교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우수한 두뇌를 자랑했다.

보성고를 졸업하고 부친의 뜻에 따라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세인트폴고에 입학했다. 세인트폴고는 미국의 최고 인재들이 모이는 명문고로 하버드대, 예일대에 진학하는 학생이 많다. 조 회장도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에서 정치학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도쿄 미쓰비시 상사와 모건스탠리 법인영업부를 거쳐 1997년 효성 T·C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그룹에 합류했다. 2003년 전략본부 부사장, 2007년 사장 직함을 받았고 그해 섬유PG장 겸 무역PG장, 2011년부터 섬유·정보통신PG장 겸 사장을 맡았다.

섬유PG 사업 담당 시절, 그룹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할 만큼 섬유 사업을 키워 주목받았으며 주력 사업인 스판덱스 부문을 점유율 세계 1위에 올리는 성과도 냈다. 수영복과 스타킹 등 신축성 의류에 사용되는 스판덱스는 섬유산업의 반도체로 불릴 만큼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 중요한 제품으로 꼽힌다.

이후 효성중공업 사업부분 흑자 전환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고, 글로벌 감각 외에도 경험과 인맥을 갖춘 차세대 리더로 꼽혀 2014년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의 모임인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 이후 효성그룹 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1월 회장에 취임해 ‘3세 시대’를 열었다.

야구, 축구, 테니스, 배구, 골프 등을 좋아해 스포츠 마니아로 불린다. 특히 야구에 대한 애정으로 효성 입사 후 그룹 내 직장인 야구에 참가해 6년 연속 우승에 공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조 회장은 야구와 경영이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 스포츠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경영을 배우며 장점을 공유한다”며 그의 ‘야구경영론’이 기업 성장에 영향이 줬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사 더벨에 따르면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효성벤처스의 출자조합 ‘효성씨브이씨스케일업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출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효성벤처스는 효성그룹이 지난해 7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로 설립한 자회사로 신사업 진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조 회장이 벤처 투자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부동산 재력도 관심 대상이다. 조 회장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소재 주택 한 채를 2000년 11월 매입했다. 규모는 지하 1층~지상 1층, 대지면적 195㎡(약 59평), 연면적 118.02㎡(약 36평) 등이다.

매입 당시 용도는 주택으로 조 회장이 거주했지만 2019년 5월 주민 생활 필수 시설(미용실, 세탁소, 소매점, 휴게음식점 등)을 의미하는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변경했다. 올해 1㎡(단위면적) 당 개별공시지가는 442만9000원으로 지난해 471만2000원 대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