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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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을 지나다 보면 늘비하게 서 있는 ‘소머리국밥’집들이 눈에 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몇 집 안 됐는데 지금은 온통 국밥집들이다. 예전에는 지나가면서 ‘소대가리’를 왜 ‘소머리’라고 한 건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짐승의 머리는 ‘대가리’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소대가리국밥집’이라고 하면 이젠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다른 것들에는 모두 ‘대가리’라는 표현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 ‘뱀대가리’ ‘닭대가리’ ‘못대가리’ ‘돼지대가리’ 등 모두 어색함이 없다.
요즘은 ‘돼지머릿고기’라는 말도 쓴다. 아마도 ‘소머리표 00식품’ 같은 표현 때문에 생긴 현상이 아닌가 싶다.
이제 소머리와 소대가리는 둘다 (복수)표준어가 되었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쓰기 때문이다. ‘조개껍질’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대중가요를 여러 사람이 불러대다 보니 조개껍데기와 함께 조개껍질도 복수표준어가 되었듯이 말이다.
우리나라에선 서울 사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면 표준어가 된다. 이러다 국적 없는 언어가 될까 두렵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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