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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희귀 금속 비축분이 정부 목표보다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이면서 중국 의존도가 큰 리튬과 코발트의 경우 비축량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한국광해공업공단의 희소금속 13종 평균 비축량은 42.1일분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리튬의 비축량은 5.8일분에 그쳤으며 코발트 역시 12.4일분밖에 비축돼 있지 않았다. 리튬과 코발트는 4차 산업 혁명 시대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이차전지 사업의 핵심 원료인 만큼 여유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광해공업공단에 따르면 매장량이 극히 적고 지역적 편재성이 크며 경제적으로 추출이 어려운 금속 35종을 비축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민간의 수급 장애 및 가격급등에 따른 문제 해소를 지원하는 대여사업과 방출사업을 운영 중이다. 정부는 희소금속의 비축 목표를 100일분으로 잡고 있으며 중희토류와 코발트는 180일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더해 확보한 희소 금속을 저장할 비축기지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희소 금속 비축기지의 포화도는 98.5%다. 정부가 목표치만큼 광물을 확보했다고 해도 저장할 공간이 없었던 셈이다. 추가적으로 비축기지를 건설한다고 해도 건설에 걸리는 기간 동안 유사 사태에 대한 취약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희소 금속은 국가적 수급 장애 발생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원이니만큼 외부 리스크가 크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 대표 사례인 중국-일본 희토류 분쟁을 살펴보면 2010년 일본 순시선이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조업하던 중국인 어부를 구속하자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끊어버린 바 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이기지 못한 일본 정부는 3일 만에 중국인 어부를 석방한 바 있다.
또 다른 사례인 2021년 요소수 대란을 살펴보면 중국이 호주와 석탄 분쟁을 겪으며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요소 생산을 줄이면서 벌어졌다. 정치적인 이유가 경제 쪽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국의 특성상 언제든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차전지 산업에서 중국과 한국이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원 통제를 통한 국내 업체 견제 가능성도 우려된다.
리튬과 코발트 등 2차전지 핵심 광물의 경우 광물 수급은 다양한 국가에서 가능하지만 제련 부문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매우 크다. 산업통산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용되는 리튬의 58%가 중국에서 제련 공정이 진행된다. 이에 더해 코발트는 64%, 흑연은 70%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희소 금속 확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박병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원 확보는 결국 기업의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비축분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희소 금속을 구하기 힘들다면 기업들이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외교적 채널 등을 통해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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